사실을 들여다보면

밤에 손전등이나 자동차 전조등을 비췄을 때 일부 동물의 눈이 반짝이는 까닭은 눈이 스스로 빛을 만들기 때문이 아니다. 망막 뒤에 있는 반사층인 휘판(타페툼 루시둠)이 들어온 빛을 되돌려 보내고, 그중 일부가 동공 밖으로 빠져나와 관찰자에게 보이기 때문이다. 어두운 곳에서 빛을 한 번 더 이용하는 장치가 눈빛의 정체다.

빛은 먼저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 초점을 맺는다. 망막의 막대세포와 원뿔세포에 있는 광수용 색소가 광자를 흡수하면 신경 신호가 시작된다. 그러나 첫 통과에서 모든 광자가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휘판이 있는 눈에서는 남은 빛이 망막 뒤에서 흡수되어 사라지는 대신 반사층에 닿는다.

휘판은 거울처럼 평평한 은색 막 하나만을 뜻하지 않는다. 동물 종류에 따라 결정, 섬유, 세포 속 소기관처럼 서로 다른 미세 구조가 층을 이루며 특정 파장의 빛을 강하게 되돌린다. 반사된 빛은 망막의 광수용체 층을 다시 지나므로, 처음 놓친 광자를 감지할 두 번째 기회가 생긴다. 희미한 빛을 모아야 하는 야간 활동에 유리한 이유다.

눈빛이 특히 밝게 보이려면 관찰자의 눈이 광원과 가까운 방향에 있어야 한다. 되돌아온 빛은 대체로 들어온 경로 쪽으로 향하므로 손전등을 얼굴 가까이 들거나 카메라 플래시를 렌즈 옆에서 터뜨릴 때 잘 보인다. 옆에 선 사람은 같은 동물을 보면서도 약한 반짝임만 볼 수 있다. 눈빛은 멀리서도 계속 빛나는 생물 발광과 다르다.

반짝임의 색은 노랑, 초록, 파랑, 주황처럼 다양하다. 휘판을 이루는 물질과 층의 간격, 동물의 종과 나이, 빛의 입사각, 관찰 방향이 되돌아오는 파장에 영향을 준다. 같은 개체의 두 눈도 머리 각도가 조금 다르면 색이나 밝기가 달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눈빛 색만 보고 멀리 있는 동물의 종을 단정하는 것은 안전한 식별법이 아니다.

빛을 재활용하는 데에는 대가도 있다. 망막을 통과한 빛이 반사되어 다시 퍼지면 아주 어두운 환경에서 감도는 높아지지만 상이 번지거나 미세한 위치 정보가 흐려질 수 있다. 휘판은 무조건 시력을 '두 배'로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적은 빛을 더 잘 감지하는 능력과 선명한 공간 해상도 사이의 절충이다. 동물마다 서식 환경에 맞춰 구조와 효과가 다르다.

야간에는 동공이 커지는 것도 눈빛을 강하게 만든다. 넓어진 동공으로 더 많은 빛이 들어가고 반사된 빛도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강한 빛을 갑자기 비추면 동공은 곧 수축하지만 반응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야행성 동물에게 밝은 조명을 오래 비추는 행동은 방향 감각과 어둠 적응을 잠시 방해할 수 있어 관찰에는 약한 빛과 거리를 쓰는 편이 낫다.

사람의 눈에는 정상적인 휘판이 없다. 플래시 사진에서 사람 눈이 빨갛게 찍히는 현상은 같은 구조의 반짝임이 아니라, 동공으로 들어간 플래시가 망막과 맥락막의 혈액이 많은 조직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현상이다. 플래시가 렌즈와 가까우며 동공이 큰 어두운 방에서 잘 생긴다는 촬영 기하학은 비슷하지만, 색과 반사 조직은 다르다.

모든 야행성 동물이 휘판을 갖는 것도 아니고, 휘판이 있다고 반드시 밤에만 활동하는 것도 아니다. 고양이와 사슴을 비롯한 여러 척추동물에서 발견되지만 계통마다 독립적으로 다른 반사 구조가 발달했다. 일부 동물은 큰 눈, 많은 막대세포, 넓은 동공이나 신경 처리 같은 다른 방법으로 어두운 환경에 적응한다. '밤눈이 밝으면 모두 눈이 빛난다'는 일반화는 맞지 않는다.

휘판의 위치와 넓이도 눈 전체에서 한결같지 않을 수 있다. 동물이 주로 살피는 시야 방향에 맞춰 반사가 강한 영역이 달라지며, 빛이 정확히 망막의 어느 부분을 지나느냐에 따라 눈빛의 모양도 변한다. 사진에서 동공 전체가 균일한 원으로 빛나지 않거나 가장자리가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은 고장 난 눈의 증거라기보다 곡면인 눈과 층상 구조를 비스듬히 본 결과일 수 있다.

생태 조사에서는 이 반사를 이용해 밤에 동물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눈빛 한 쌍의 높이와 간격, 움직임, 주변 서식지를 함께 봐야 하며 색 하나로 종을 판정해서는 안 된다. 또한 빛을 되돌려 받으려면 조사자가 광원 가까이에 있어야 하므로, 같은 숲을 맨눈으로 볼 때보다 손전등을 눈높이에 둔 순간 더 많은 반짝임이 나타난다. 관찰 도구가 현상을 드러내는 조건 자체를 만든 셈이다.

결국 동물의 눈빛은 외부 조명, 눈의 광학 구조, 관찰 위치가 함께 만든 되돌아온 빛이다. 들어온 광자는 망막을 한 번 지나고, 휘판에서 반사되어 감지될 기회를 다시 얻은 뒤 일부가 동공을 통해 광원 쪽으로 나온다. 눈이 초록이나 노랑으로 번쩍이는 순간은 초자연적인 발광이 아니라, 어둠 속 제한된 광자를 재사용하도록 진화한 정교한 반사 시스템을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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