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해달이 돌로 조개를 깨는 까닭은 단단한 껍데기에 반복 충격을 주면 이빨만으로는 열기 어려운 먹이를 먹으면서 치아 손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은 어떤 때에는 가슴 위의 받침대가 되고, 어떤 때에는 먹이를 내려치는 망치가 된다. 이 행동은 귀여운 놀이에 그치지 않고 먹이 종류를 넓히고 높은 에너지 수요를 채우는 실제 채식, 즉 먹이 처리 기술이다.

해달은 바다 밑에서 성게, 전복, 게, 조개, 홍합, 달팽이 같은 무척추동물을 잡아 수면으로 올라온 뒤 등을 대고 떠서 먹는다. 두꺼운 피하지방층보다 촘촘한 털에 크게 의존해 체온을 지키므로 대사율이 높고, 하루에 체중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먹이를 먹을 수 있다. 한 끼를 열지 못해 버리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단단한 껍데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돌 사용 방식은 하나가 아니다. 해달은 납작한 돌을 배나 가슴 위에 올리고 조개를 그 위에 여러 번 내리치거나, 손에 든 돌로 껍데기를 두드릴 수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난 바위처럼 움직이지 않는 받침에 먹이를 치기도 하고, 두 조개를 서로 부딪치는 경우도 있다. 도구라는 말은 반드시 사람이 만든 물건을 뜻하지 않는다. 몸 밖의 물체를 조작해 먹이에 가하는 힘과 결과를 바꾸면 행동생물학에서 도구 사용으로 볼 수 있다.

이 방법의 장점은 단순히 해달의 힘을 더 세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이빨로 껍데기 가장자리를 계속 물어뜯으면 법랑질이 깨지거나 마모될 수 있지만, 돌과 껍데기의 작은 접촉점에 충격을 모으면 금이 시작된다. 같은 자리를 반복해 치면 금이 자라고 적은 입질로 속살에 접근할 수 있다. 돌 받침은 물 위에서 흔들리는 먹이를 고정하는 단단한 반대 면도 제공한다.

도구의 가치는 먹이 사정이 바뀔 때 커진다. 크고 다루기 쉬운 전복이나 성게처럼 선호 먹이가 줄면 해달은 게, 조개, 홍합, 작은 해양 달팽이 등 더 다양하고 단단한 먹이로 범위를 넓힌다. 껍데기를 깨는 데 필요한 힘이 자신의 물기 힘을 넘거나 이빨에 위험을 줄 때 돌이 새로운 메뉴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같은 해안에서도 무엇이 풍부한지와 개체가 어떤 먹이에 전문화했는지가 도구 사용 빈도를 바꾼다.

2024년 연구는 캘리포니아의 무선표지 남방해달 196마리를 장기간 관찰하고 먹이 크기·껍데기 강도·도구 사용·치아 상태를 연결했다. 도구를 쓰는 개체, 특히 암컷은 더 크거나 단단한 먹이에 접근하면서 치아 손상을 덜 입었다. 암컷 도구 사용자는 수컷 도구 사용자보다 최대 35퍼센트 더 단단한 먹이를 처리할 수 있었다. 몸집과 물기 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암컷에게 행동 기술이 기계적 차이를 보완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모든 해달이 매 끼니 돌을 쓰는 것은 아니다. 앞선 연구에서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의 표지 개체 211마리를 비교했을 때 개인별 도구 사용률은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는 비교적 낮고 비슷했지만, 먹이 제한이 큰 곳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개체부터 대부분의 포획에서 쓰는 개체까지 크게 벌어졌다. 어려운 먹이를 자주 고르는 식단 전문화가 가장 강한 예측 요인이었고 나이·성별·서식 환경도 일부 영향을 주었다.

해달이 평생 한 개의 ‘애착 돌’을 반드시 간직한다는 이야기도 일반 법칙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해달의 앞다리 아래에는 느슨한 피부 주름이 있어 잠수 중 잡은 먹이를 잠시 넣을 수 있고, 한 번의 먹이활동 동안 도구를 보관하거나 되쓸 수 있다. 그러나 잠깐 운반하고 반복 사용하는 관찰을 모든 개체가 같은 돌을 평생 소유한다는 주장으로 확대하면 안 된다. 돌뿐 아니라 조개껍데기와 고정된 바위 등 상황에 맞는 물체를 이용한다.

도구 사용은 본능 하나로 자동 실행되는 동일한 동작도 아니다. 어미와 오랫동안 함께 지내는 새끼는 먹이 찾기와 처리 장면을 가까이서 경험하고, 성장하며 자신의 식단과 서식지에 맞는 기술을 다듬는다. 연구에서 나타난 큰 개인차는 몸의 크기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선택한 먹이와 경험이 행동을 구성함을 보여 준다. 다만 특정 동작이 유전되는 정도와 관찰 학습으로 전해지는 정도는 개체군마다 따로 검증해야 한다.

해달의 돌은 손이 약해서 임시로 대신 쓰는 장난감이 아니라, 물속 생활의 비용을 계산한 먹이 처리 장치다. 충격을 껍데기에 맡겨 이빨을 보존하고, 다른 개체가 포기할 만큼 단단한 먹이에서도 열량을 얻는다. 선호 먹이가 줄어드는 해안에서 이 작은 행동 차이는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 치아가 얼마나 오래 기능하는지, 새끼를 기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지를 함께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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