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고양이 혀가 사포처럼 거친 이유는 윗면에 단단한 케라틴으로 덮인 수백 개의 실유두가 뒤쪽을 향해 솟아 있기 때문이다. 이 미세 구조는 먹이를 맛보는 돌기가 아니라 털 사이를 빗고 침을 깊숙이 전달하는 그루밍 도구다. 혀가 젖어 있으니 매끈할 것이라는 직감과 달리, 손가락을 혀끝에서 목 쪽으로 스칠 때는 비교적 눕지만 반대 방향으로 닿으면 뾰족한 끝이 걸려 한 번 핥아도 거친 느낌이 선명하다.
유두라는 이름 때문에 모두 미각 기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혀의 돌기는 역할이 나뉜다. 버섯유두와 유곽유두 같은 다른 종류에는 미뢰가 분포하지만, 고양이 혀 중앙을 빽빽하게 덮은 실유두는 주로 기계적 구조다. 표면 상피가 각질화해 손톱과 털에도 들어 있는 단백질인 케라틴이 단단한 가시 형태를 유지한다. 다만 이를 ‘혀에 난 이빨’이라고 부르면 부정확하다. 치아처럼 법랑질과 상아질로 된 별도 기관이 아니라 혀 점막이 특수하게 발달한 부분이다.
뒤쪽을 향한 방향성은 혀를 왕복하는 단순한 솔보다 효율적인 빗으로 만든다. 고양이가 털을 핥을 때 유연한 혀가 넓어지고 유두가 털 속으로 들어가며, 뾰족한 끝이 엉킨 가닥과 빠진 털을 붙잡는다. 혀를 입으로 거둘 때는 유두의 방향 때문에 잡힌 털과 작은 부스러기가 목 쪽으로 이동한다. 이 구조는 별도의 손잡이 없이 혀의 움직임만으로 피부 가까이 들어갔다 빠지는 일방향 빗살처럼 작동한다.
2018년 조지아공대 연구진은 집고양이의 그루밍을 고속 촬영하고, 사후 기증된 집고양이·밥캣·퓨마·눈표범·호랑이·사자의 혀를 마이크로 CT로 스캔했다. 겉보기에는 꽉 찬 원뿔 같던 유두 끝에 실제로는 U자 모양의 빈 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집고양이와 호랑이 유두 끝을 색소가 든 물방울에 대자 액체가 모세관 작용으로 약 0.1초 안에 홈을 타고 올라갔다. 고양이가 털에 혀를 누르면 홈에 머물던 침이 털로 옮겨진다.
홈이 담는 침의 양은 혀 전체에 묻은 침보다 작다. 연구가 분석한 집고양이 표본에서는 약 290개의 유두 홈이 머금은 액체가 혀 윗면 액체의 약 5%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양보다 도달 깊이다. 평평한 혀 표면의 침은 털 바깥층을 주로 적시는 반면, 길게 솟은 유두는 그 작은 액체 방울을 압축된 털 사이와 뿌리 가까이 운반한다. 연구진이 만든 자동 그루밍 장치도 젖은 혀를 실제 털 위로 끌어 침 이동량과 힘을 측정해 이 역할을 확인했다.
침을 깊이 바르는 일은 먼지와 빠진 털을 모으는 것 외에도 털을 정돈하고 피부 가까운 곳을 적시는 데 도움이 된다. 젖은 부위에서 침이 증발하면 열을 빼앗으므로, 연구진의 물리 모형은 유두가 전달한 침이 고양이의 체온 조절에 필요한 냉각의 일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침으로 몸을 식힌다’는 설명은 모든 환경에서 같은 비율로 작동한다는 뜻이 아니다. 털 길이와 밀도, 습도, 행동 시간, 고양이의 건강 상태에 따라 증발 효과는 달라진다.
이 빗은 고정된 못처럼 꼿꼿하지 않다. 유두의 밑부분은 혀 조직에 유연하게 붙어 있어 털을 통과할 때 방향을 바꾸고, 걸린 털을 떼어낼 때는 회전하며 빠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성질을 본떠 유연한 바탕에 3D 프린트 유두를 심은 브러시를 만들었다. 일반 빗보다 털을 제거하기 쉽고 힘이 적게 들 수 있다는 실험 결과는, 고양이 혀의 효율이 날카로움만이 아니라 방향성·탄성·액체 운반을 한 구조에 합친 데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루밍 도구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뒤쪽으로 기울어진 유두가 모은 빠진 털은 쉽게 입 밖으로 돌아오지 않고 삼켜질 수 있으며, 코넬대 고양이건강센터는 이 과정이 헤어볼 형성과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털이 길고 빽빽해 유두가 피부 가까이 닿기 어려운 고양이는 엉킴을 스스로 모두 풀지 못할 수 있다. 거친 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털 관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갑자기 과도하게 핥거나 털이 빠지는 행동은 단순한 청결 습관으로 단정할 수 없다.
고양이 혀의 거침은 하나의 표면이 빗·스펀지·액체 운반 통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결과다. 케라틴 유두의 끝은 털을 가르고, 뒤쪽 방향은 빠진 털을 모으며, U자 홈은 적은 침을 털 뿌리 쪽에 놓는다. 우리가 손에서 느끼는 사포 같은 감촉은 부수적인 불편함이 아니라 이 세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표면 구조의 촉각적 흔적이다. 고양이가 혀 한 번으로 털을 정리할 수 있는 이유는 침을 많이 바르기보다 필요한 곳까지 운반하도록 혀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편집 책임
팩토스브레인 편집부
이 기사는 팩토스브레인 편집부가 자료를 검토하고 편집 원칙에 따라 작성·검수했습니다. 오류 제보는 정정 정책에 따라 확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