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파리의 고철상 앙드레 푸아송은 에펠탑을 사는 거래에 돈을 냈다. 전망대를 운영하거나 식당을 열려는 투자가 아니었다. 탑을 뜯어내고 그 철을 가져가는 사업이었다. 계약을 진행한 빅토르 루스티그에게는 에펠탑을 팔 권한이 없었다.
루스티그가 내세운 것은 공무원 신분이었다. 프랑스 정부의 문서처럼 보이는 편지를 만들고 고철업자들을 파리의 고급 호텔 크리용으로 불렀다. 사업 제안은 에펠탑을 철거하고 남는 금속을 매각하겠다는 것이었다. 정부가 결정을 내렸으니, 이제 그것을 사들일 사람을 고르면 된다는 식이었다.
에펠탑은 이미 유명했지만, 처음부터 영구히 보존될 운명이었던 것은 아니다. 1889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세워졌고, 귀스타브 에펠이 파리시에서 받은 부지 사용권은 처음에 20년짜리였다. 1909년 이후의 존속은 시의 결정에 달려 있었다. 루스티그의 제안은 오래전에 실제로 존재했던 불확실성에 기대고 있었다.
탑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건설 중에는 작가와 화가, 건축가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기 드 모파상과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도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때 철거를 바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은 맞았다. 그렇다고 1925년 파리시가 탑을 팔고 있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실제로 탑은 무선통신에 쓰이면서 살아남을 이유를 확보했다. 높은 곳에 안테나를 놓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군이 관심을 보였고, 에펠은 시설 설치도 지원했다. 탑은 구경하는 건축물을 넘어 통신 설비가 됐다. 루스티그가 내놓은 철거 사업에는 이 중요한 사정이 빠져 있었다.
그가 대신 가져온 것은 유지비 이야기였다. 신문에 나온 보수 비용과 운영상의 어려움을 읽고, 비용이 많이 드니 탑을 없앤다는 설명으로 연결했다. 녹슨 철을 손보고 다시 칠하는 데 돈이 든다는 이야기와 철거 결정은 전혀 다른 일이었지만, 제안 안에서는 하나의 사정처럼 이어졌다.
거래 상대도 관광객이 아니라 고철업자였다. 탑의 철제 구조물은 7,300톤에 이른다. 남들이 보는 파리의 명물이 이들에게는 사들여 되팔 수 있는 거대한 물량으로 제시됐다. 루스티그는 호텔에서 입찰을 받고, 탑을 둘러보는 일정까지 마련했다. 실제로 존재하는 물건을 두고 거래하니, 가짜였던 것은 물건보다 그것을 처분할 권한이었다.
그는 사업을 밖에 알리지 말라고도 했다. 유명한 탑을 없애는 결정은 논란이 될 테니 비밀리에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공식 편지를 받고 고급 호텔에서 담당자를 만났지만, 정작 다른 곳에서 확인하려 하면 거래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조건에 걸리는 구성이었다.
루스티그가 최종적으로 노린 사람은 푸아송이었다. 두 사람의 협상을 전하는 이야기에는 뇌물 요구도 등장한다. 루스티그는 공무원으로서 사람을 접대하고 좋은 옷을 입어야 하지만 봉급은 넉넉하지 않다는 사정을 내세웠다. 푸아송에게 돌아갈 사업과 별개로, 그 결정을 해줄 담당자에게도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푸아송은 돈을 건넸다. 협상 이야기는 그가 이 뇌물 요구를 실제 공무원과 거래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전한다. 입찰 서류를 꾸미는 데서 끝내지 않고, 부패한 담당자가 있는 사업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돈을 받은 루스티그는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푸아송은 사기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에펠탑 공식 기록은 그가 속았다는 일을 드러내기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정확한 피해액은 그 기록에도 나와 있지 않다.
탑은 철거되지 않았다. 푸아송이 가져갈 고철도 생기지 않았다. 에펠탑을 넘겨주겠다고 약속한 공무원만, 돈과 함께 파리에서 사라졌다.
편집 책임
팩토스브레인 편집부
이 기사는 팩토스브레인 편집부가 자료를 검토하고 편집 원칙에 따라 작성·검수했습니다. 오류 제보는 정정 정책에 따라 확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