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하면 탁자가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그 두드림을 글자로 바꾸고, 누군가는 내용을 받아 적었다. 1853년 빅토르 위고가 망명 생활을 하던 저지섬의 집에서 벌어진 일이다. 모인 사람들은 이것을 죽은 이들과의 대화로 받아들였다. 소설가의 집에 손님으로 찾아온 것은 살아 있는 작가들만이 아니게 됐다.
시작은 친구 델핀 드 지라르댕의 방문이었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강신술을 소개하며 탁자를 통해 영혼과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첫 시도들은 별 성과가 없었다. 참석자 오귀스트 바크리는 훗날 처음 쓴 탁자가 반응하지 않자 지라르댕이 다른 탁자를 구해 왔다고 회고했다. 대화가 안 되는 까닭을 탁자에서 찾은 것이다.
9월 11일 모임은 다르게 기억됐다. 남은 회고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탁자의 움직임과 두드림에서 대답을 읽어냈고, 그중에는 딸과 죽음을 가리키는 말이 있었다. 사람들은 위고가 10년 전 잃은 딸 레오폴딘을 떠올렸다. 위고는 행복한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기록에 남은 답은 짧지만, 질문은 오랫동안 딸을 잃고 살아온 아버지의 것이었다.
이 첫날의 대화록은 현장에서 곧바로 적은 속기록이 아니라 나중에 정리된 것이다. 그래도 이후 모임들이 얼마나 진지해졌는지는 이어지는 기록에서 드러난다. 가족과 친구들은 두 해 동안 되풀이해 탁자 주위에 모였고, 날짜와 발언을 남겼다. 아들 샤를은 이 모임에서 영매 역할을 했다. 위고 혼자 탁자를 붙잡고 혼잣말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상대의 이름도 점점 커졌다. 기록에는 셰익스피어와 단테 같은 작가뿐 아니라 죽음이나 드라마처럼 추상적인 존재까지 등장한다. 참가자들은 이런 이름으로 전해진 말을 듣고 질문했다. 이미 세상에 없는 대문호가 새 문장을 보내온다고 믿는다면,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쉽게 자리를 뜨기 어려운 모임이었을 것이다.
위고가 아무 의문도 갖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바크리가 전한 말에서 그는 탁자의 정신이 인간과 별개인 존재인지, 아니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정신이 감정에 의해 더 강해진 것인지 묻는다. 대답의 출처와 별개로 쏟아져 나오는 문장에 큰 가치를 두기도 했다. 그에게 이 경험은 사후 세계에 대한 관심과 글을 만드는 일 사이에 놓여 있었다.
출판할 수 있는지도 탁자에게 물었다. 위고가 지라르댕에게 쓴 1855년 편지에는 탁자들이 침묵과 비밀을 요구한다는 말이 나온다. 받아 적은 것이 많다고 바로 책으로 내는 것은 아니었다. 기록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남았고, 훗날 위고의 창작과 믿음을 살피는 자료가 됐다.
이 문서들이 보여주는 것은 죽은 작가가 정말 돌아왔다는 증거가 아니다. 함께 모인 사람들이 누구의 말을 듣고 있다고 믿었으며, 그 말에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다. 그 거대한 이름들 사이에서 가장 쉽게 이해되는 질문은 여전히 짧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그 아이가 행복한지 알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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