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오래 앉아 있을수록 입장료를 돌려받는 공연이 있었다. 표는 5달러였고, 20분을 버티면 5센트씩 돌려줬다. 끝까지 남으면 보너스 20센트도 받을 수 있었다. 1963년 뉴욕 포켓 시어터에서 열린 피아노 공연이었다. 문제는 그 끝이 18시간 40분 뒤에 왔다는 점이었다.
곡 자체가 그렇게 긴 것은 아니었다. 에리크 사티의 《벡사시옹》은 악보 한 쪽에 들어가는 짧은 음악이다. 연주자는 ‘아주 느리게’ 치라는 표시를 따라 짧은 악구를 연주한다. 한 번 치고 끝내면 관객이 밤을 새울 이유는 없었다. 악보에 적힌 숫자 840이 이 공연을 이튿날까지 끌고 갔다.
사티는 1893년 무렵 이 악보를 썼다. 위쪽에는 같은 악구를 840번 연달아 연주하려면, 미리 깊은 침묵 속에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문장이 붙어 있었다. 곧장 ‘840번 반복하라’고 명령한 표현은 아니다. 그래도 작곡가 존 케이지와 동료들은 그 숫자를 실제 공연으로 옮기기로 했다.
짧은 곡 하나를 되풀이하는 일에도 공연 준비가 필요했다. 한 사람이 밤새 건반 앞에 앉는 대신 여러 피아니스트가 차례로 자리를 맡았다.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린 열 명에는 케이지와 젊은 존 케일이 있었다. 각자 한 차례만 치고 돌아가는 구성도 아니었다. 이들은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다시 건반으로 돌아와 각각 다섯 차례씩 연주했다.
연주 차례는 약 20분이었다. 다음 연주자가 피아노 곁에서 기다렸다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긴 곡의 서로 다른 대목을 나눠 맡는 방식이 아니라, 앞사람이 반복한 바로 그 음악을 다시 맡는 일이었다. 무대 위 사람은 바뀌어도 공연할 곡목은 바뀌지 않았다.
관객에게는 그 반복을 들을 시간이 곧 할인액이었다. 한 시간 머물면 15센트, 열 시간이면 1달러 50센트를 돌려받는 계산이다. 끝까지 들으면 표가 공짜가 되는 제도는 아니었다. 실제 공연 시간인 18시간 40분을 모두 채워도 반환액은 2달러 80센트였다. 완주 보너스까지 더하면 3달러가 된다.
공연은 9월 9일 시작해 다음 날 끝났다. 연주자들은 교대로 쉴 수 있었고, 당시 보도에 따르면 케이지도 자기 몫을 친 뒤 지하실의 매트 위에서 잠을 잤다. 건반에서는 같은 악구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것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취재하는 쪽도 교대했다. 뉴욕타임스는 공연을 끝까지 다룰 수 있도록 비평가들을 나눠 보냈다. 한 사람이 저녁 공연을 보고 집에 가서 평을 쓰는 방식으로는, 밤을 지나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공연을 모두 들을 수 없었다. 연주자뿐 아니라 공연을 기록하는 사람들에게도 다음 차례가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관객으로 전해지는 사람은 배우 칼 셴처 한 명이다. 건반 앞의 사람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그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남았다.
얼마 뒤 두 사람은 미국 TV 프로그램 《아이브 갓 어 시크릿》에 함께 출연했다. 출연자의 비밀을 맞히는 방송에서 이들의 비밀은 그 긴 공연에 참여했다는 사실이었다. 한 사람은 연주자였고 다른 사람은 끝까지 들은 관객이었다. 짧은 악보가 두 사람에게 서로 다른 종류의 출연 경력을 만들어줬다.
방송에서 케일은 그 곡을 피아노로 들려줬다. 다만 이번에는 840번이 아니라 한 번이었다. 극장에서 저녁을 보내고 밤을 새우고 다음 날까지 기다려야 했던 음악은, TV 앞에서는 그 짧은 한 번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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