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북극곰의 털이 하얗게 보이지만 개별 털에는 흰색 색소가 거의 없습니다. 길고 대부분 무색인 겉털 아래에 촘촘한 속털이 있습니다. 빛이 수많은 털과 공기층을 만나 여러 방향으로 산란하면 다양한 가시광선이 함께 눈으로 돌아와 털가죽 전체가 흰색으로 보입니다.

각 털을 완벽하게 투명한 관이라고 부르면 오해가 생깁니다. 털 한 가닥은 빛 일부를 통과시키면서 표면과 털가죽 안에서 반사하고 산란시킵니다. 흰색은 개별 털에 칠해진 색이 아니라 많은 털의 배열과 그 사이 공기, 주변 조명이 함께 만드는 집단적인 광학 효과입니다.

털 아래의 피부는 어두운 색입니다. 피부는 도달한 빛 일부를 흡수할 수 있지만, 북극의 추위에서 체온을 지키는 데 더 직접적으로 중요한 요소는 촘촘한 털가죽과 두꺼운 지방층입니다. 물을 잘 튕기는 털은 수영 뒤 열 손실을 줄이는 데도 보탬이 됩니다.

북극곰의 털이 광섬유 다발처럼 햇빛을 피부로 집중해 큰 난방 효과를 낸다는 설명도 널리 퍼졌지만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관찰과 측정으로 뒷받침되는 설명은 빛의 산란과 반사, 공기를 가두는 단열 작용입니다. 하얗게 보이는 원리와 따뜻하게 지키는 원리를 하나로 섞을 필요는 없습니다.

조명과 얼룩, 나이에 따라 털가죽이 크림색이나 누르스름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사육 환경에서는 털 안에 조류가 자라 녹색빛을 띤 사례도 있습니다. 털 자체에 영구적인 흰색 색소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변 조건의 색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하얗게 보이는 털은 눈과 해빙에서 몸을 감추고, 촘촘한 털과 지방은 열을 보존합니다. 하나의 몸 덮개가 두 역할을 하지만 물리 과정은 다릅니다. 빛의 산란은 관찰자가 보는 색을 만들고, 갇힌 공기와 지방은 몸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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