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 뉴턴이 남긴 서류 중에는 행성의 움직임과 아무 관계 없는 것들이 있다. 누가 가짜 동전을 만들었는지, 금형을 누가 봤는지, 물건은 어느 집으로 옮겨졌는지를 적은 기록이다. 뉴턴은 범죄소설을 준비하고 있던 게 아니었다. 실제로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가 맡은 또 하나의 일은 영국 돈을 지키는 것이었다.
1696년 뉴턴은 케임브리지를 떠나 런던의 왕립 조폐국에 들어갔다. 당시 조폐국은 런던탑 안에 있었다. 이미 이름난 학자에게 주어진 편한 자리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책상 위에는 돈 문제가 쌓여 있었다. 오래된 은화를 거둬 새 동전으로 바꾸는 대규모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은화는 그냥 쓰기만 해도 닳지만, 일부 사람들은 가장자리를 일부러 깎았다. 떼어낸 은은 챙기고, 가벼워진 동전은 다시 내보냈다. 가짜 돈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같은 액면가의 동전이라도 속에 든 은의 양을 믿기 어려워지면, 돈을 받는 사람부터 곤란해진다. 새 돈을 찍는 일과 돈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을 잡는 일이 함께 필요했다.
뉴턴은 부하들의 보고서만 읽지 않았다. 범죄자와 제보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조사한 인물 가운데 윌리엄 챌로너라는 남자가 있었다. 챌로너는 위조 기술을 알았을 뿐 아니라, 그 지식을 자신의 신뢰를 얻는 데도 이용했다. 의회 위원회 앞에서 동전을 얼마나 쉽게 변조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조폐국 사람들보다 자신이 일을 잘 안다는 식으로 나섰다.
뉴턴이 정리한 사건 기록을 보면 챌로너의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누군가는 그가 금형을 가진 것을 봤다고 했고, 누군가는 가짜 동전을 넘겨받았다고 했다. 돈을 만드는 도구가 어디로 갔는지, 어떤 집에서 작업했는지에 관한 진술도 이어졌다. 그중에는 챌로너가 자신의 동료를 조폐국에 추천했다는 내용까지 있었다. 범죄자를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지만, 뉴턴은 조폐국의 움직임을 알아낼 첩자를 들여보내려는 시도로 봤다.
이런 사건은 수학 문제처럼 답 하나를 적으면 끝나지 않았다. 제보자들도 이해관계가 있었다.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을 주면 포상금을 받았고, 그 때문에 법정에서는 오히려 증언을 의심했다. 뉴턴은 제보자들이 돈을 노리고 거짓말한다는 비난을 받으면, 그들을 데려온 자신의 평판까지 상한다고 불평했다.
그가 재무 당국에 보낸 문서에는 꽤 솔직한 요구가 남아 있다. 도움은 충분하지 않고, 일은 성가시고 위험하니 기소 업무를 더는 자신에게 맡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유죄가 된 사람의 재산을 거두는 쪽이 수사까지 하면, 재산을 빼앗으려고 사람을 잡는다는 의심도 받는다. 뉴턴은 그 일을 국왕의 법률 담당자들이 맡는 편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그가 수사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챌로너를 비롯한 여러 위조범은 결국 기소됐다. 1699년 말 뉴턴은 조폐국의 주화 제조 책임자인 마스터로 자리를 옮겼고,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일했다. 그의 런던 생활은 잠깐의 외도가 아니라 30년 넘게 이어진 두 번째 경력이었다.
그래서 뉴턴의 필체를 따라가다 보면 수식 대신 사람 이름이 줄줄이 나타난다. 누구에게서 들은 말인지, 어떤 도구를 봤다는 것인지, 앞선 설명과 어디가 다른지를 적어둔 이름들이다. 자연의 법칙을 찾던 사람이 이번에는 증언 속에서 사건을 맞춰보고 있었다. 다만 이 일에서는, 조사 대상이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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