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6년 영국의 한 여성이 토끼를 낳는다는 소문이 왕실까지 들어갔다. 왕실 외과의 내서니얼 세인트 앙드레는 직접 확인하러 내려갔다가 동물의 표본을 챙겨 런던으로 돌아왔다. 왕 앞에서 보통 토끼와 비교하는 해부까지 진행했다. 그가 조사한 메리 토프트는 토끼를 낳고 있지 않았다.

소문은 서리주 고덜밍에서 시작됐다. 지역 외과의 존 하워드는 토프트의 몸에서 동물의 일부가 나왔다고 보고했고, 토끼가 계속 나온다는 편지를 런던에 보냈다. 세인트 앙드레의 글에는 하워드가 토프트를 가까운 길퍼드로 옮겨 자신이 돌보기 편하게 했다는 설명이 실렸다. 이야기는 마을의 소문에서 의사가 관찰하고 보내는 보고가 됐다.

토프트는 봄에 밭에서 토끼를 보고 쫓았으나 잡지 못했고, 그날 밤 토끼가 나오는 꿈을 꿨다고 설명했다. 이후 토끼 고기를 몹시 먹고 싶었지만 가난해 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당시에는 임신부가 강렬하게 느끼거나 상상한 일이 태아의 몸에 흔적을 남긴다는 견해가 있었다. 그녀의 설명은 그런 믿음과 맞물렸다. 상상이 사람의 태아를 토끼로 만든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의사들이 토프트의 말만 듣고 돌아간 것은 아니다. 11월 15일 길퍼드에 도착한 세인트 앙드레는 왕세자의 비서 새뮤얼 몰리뉴와 함께 직접 몸을 살피고, 나온 토끼의 일부도 검사했다. 그의 보고서는 어디를 확인했고 무엇이 나왔는지를 길게 적었다.

그는 토끼의 폐 일부를 물에 넣어보고, 심장과 내장을 살폈다. 따로 해부한 보통 토끼의 장기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의 판단에서는 겉모습은 자란 토끼 같지만 내부에는 태아 같은 특징이 있다는 것이었다. 모순된 외관을 사기의 흔적으로 읽는 대신, 보통과 다른 방식으로 생긴 토끼라는 설명을 택했다.

세인트 앙드레는 표본들을 왕 앞에 가져가 비교했고, 자기 관찰을 담은 책도 준비했다. 그런데 같은 사건을 조사한 왕실 외과의 키리아쿠스 알러스는 다른 결론을 냈다. 그 역시 토프트를 보고, 동물의 일부를 챙겨 런던으로 돌아왔다.

알러스의 기록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잘린 듯한 뼈와 근육의 흔적이 나온다. 토끼의 배설물을 살피니 건초와 짚, 곡물 조각도 있었다. 먹이를 먹은 흔적을 가진 토끼를 두고 사람의 몸 안에서 자랐다고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알러스는 자신에게 사기를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썼다.

의사들 사이의 논쟁은 진찰실 밖으로도 이어졌다. 세인트 앙드레의 보고서 끝에는 알러스가 현장에서는 토끼 출산을 믿었다는 증언들이 붙었다. 알러스는 자기 보고서의 서문에서 그 증언이 자신의 행동을 잘못 전한다고 반박했다. 토끼가 어디서 왔는지와 함께, 누가 무엇을 믿었다고 말했는지도 다투게 됐다.

11월 29일 토프트는 런던의 레이시 목욕장으로 옮겨졌다. 의사들은 가까이서 지켜보며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기다렸다. 토프트는 진통처럼 보이는 증상을 겪었지만 새 토끼는 나오지 않았다. 리처드 매닝엄의 일기에는 여러 사람이 몸을 살펴본 뒤에도 증상만 사라진 날들이 적혀 있다.

12월 4일 저녁, 목욕장의 문지기 토머스 하워드가 토끼를 몰래 구해주는 일에 관해 치안판사 앞에서 진술했다. 토프트를 간호하던 친척은 토끼를 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먹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프트도 같은 설명을 내놓았다. 몸에서 나온다는 토끼와 별개로, 밖에서 들여오는 토끼가 조사에 등장한 것이다.

토프트가 처음부터 바로 모든 것을 털어놓은 것은 아니다. 12월 6일, 매닝엄은 그녀를 강하게 추궁했고, 고백하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처치를 시행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자신이 그런 위협을 했다는 사실을 일기에 적었다. 다음 날인 12월 7일 토프트는 속임수에 참여했음을 인정했다.

고백에는 동물의 일부를 미리 몸에 넣고, 그것이 나오는 것을 출산처럼 보이게 했다는 설명이 담겼다. 누가 시작했고 누가 도왔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차례의 진술에서 달라졌다. 그녀가 겪은 고통은 반복해서 나온다. 토끼 출산이 거짓이었다고 해서 그 과정에서 몸에 일어난 일까지 모두 연기였다고 볼 수는 없다.

토프트는 수감됐고, 의사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글을 내놓았다. 세인트 앙드레는 12월 9일 신문에 해명 광고를 실었다. 얼마 전까지 왕 앞에서 표본을 비교하던 사건은 이제 의사가 자기 판단을 변호해야 하는 일이 됐다.

12월에는 윌리엄 호가스의 풍자 판화도 나왔다. 토프트의 침상 주위에 모인 의사들과 조사자들이 그림의 주인공이었다. 새로운 토끼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토끼가 나오지 않은 뒤에도 오랫동안 인쇄물 속에 남았다.

편집 책임

팩토스브레인 편집부

이 기사는 팩토스브레인 편집부가 자료를 검토하고 편집 원칙에 따라 작성·검수했습니다. 오류 제보는 정정 정책에 따라 확인합니다.

편집부 소개오류 제보 및 정정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