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웜뱃의 네모난 배설물은 네모난 항문이나 몸 밖에서 눌러 만든 결과가 아닙니다. 배설물이 대장의 마지막 구간을 천천히 지나며 마르고, 탄성이 서로 다른 장벽의 반복 수축을 받으면서 모서리와 평평한 면이 만들어집니다.
초식동물인 웜뱃은 질긴 식물을 소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장을 지나는 동안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배설물이 단단해지고, 마지막 약 17% 구간에서 모양이 뚜렷해진다는 해부 연구가 있습니다.
연구진이 장 조직을 늘려 보니 단면 둘레가 균일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구간은 다른 곳보다 더 두껍고 최대 네 배가량 뻣뻣했습니다. 부드러운 곳과 단단한 곳이 같은 힘에도 다르게 늘어나고 수축합니다.
수학 모형에서는 이런 탄성 차이를 둔 고리 모양 장벽이 내용물을 반복해 누를 때 둥근 덩어리에 네 개의 면과 모서리가 생겼습니다. 즉 제과용 틀처럼 한 번 찍는 것이 아니라 이동과 건조, 비대칭 수축이 여러 차례 누적됩니다.
네모 모양이 왜 진화했는지는 기계적 형성 원리보다 확실하지 않습니다. 웜뱃은 배설물을 바위나 통나무 위에 쌓아 냄새로 영역을 표시하며, 각진 덩어리가 굴러 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 유력하지만 직접 검증이 더 필요합니다.
이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단한 틀 없이도 부드러운 관이 각진 물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장의 재료 성질과 수분 이동만으로 생기는 모양은 연성 재료 제조 연구에도 아이디어를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