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웜뱃의 네모난 배설물은 항문이 네모여서 찍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모양은 배설되기 전 대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만들어집니다. 소화물이 장을 천천히 지나며 수분을 잃고 단단해지는 동안, 장벽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늘어나고 수축해 평평한 면과 모서리를 형성합니다.

연구진은 웜뱃의 장을 조사하고 내부에 풍선을 넣어 늘어나는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장 둘레가 모든 방향에서 똑같이 유연하지 않고, 더 잘 늘어나는 구간과 더 뻣뻣한 구간이 번갈아 나타났습니다. 이런 비균일한 탄성은 둥근 단면에 균일한 압력이 걸리는 일반적인 장과 다른 변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장 근육의 수축이 내용물을 앞으로 밀 때 부드러운 벽은 더 많이 늘어나고 뻣뻣한 벽은 덜 움직입니다. 연구진의 물리 모형은 이 차이가 반복되면 재료의 곡률이 위치마다 달라져 네 개의 비교적 평평한 면과 모서리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 줬습니다. 즉 완성된 덩어리를 칼처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동안 조금씩 형태를 빚습니다.

수분도 중요합니다. 웜뱃은 건조한 환경에서 먹이의 수분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며, 배설물은 대장을 지나는 동안 매우 건조해집니다. 재료가 너무 묽으면 모서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너무 단단하면 장벽이 모양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일정한 항복응력과 점탄성을 지닌 상태가 되어야 눌릴 때 변형되면서도 만들어진 각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네모난 모양의 기능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웜뱃은 배설물을 눈에 띄는 바위나 통나무 위에 놓아 냄새 신호로 사용하며, 각진 덩어리가 경사진 표면에서 덜 굴러갈 것이라는 설명이 널리 제안됩니다. 하지만 '굴러가지 않게 하기 위해 정육면체가 진화했다'는 인과관계가 직접 실험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조각이 완벽한 주사위 모양도 아니며, 개체의 건강과 수분 상태에 따라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출구의 모양이 아니라 장의 재료역학입니다. 비균일한 장벽의 탄성, 근육 수축, 느린 이동과 수분 제거가 함께 작용해, 부드러운 생체 조직이 몸 안에서 각진 배설물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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