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많은 박쥐는 어두운 곳에서 눈을 감고 날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 종은 시력도 쓰지만, 먹이를 찾고 장애물을 피할 때 반향정위라는 감각을 더합니다. 스스로 낸 소리가 물체에 부딪혀 돌아오는 시간을 듣고, 그 메아리에서 주변의 위치와 성질을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박쥐는 입이나 코로 짧은 소리를 내보냅니다. 흔히 사람이 듣기 어려운 높은 주파수이지만, 모든 박쥐가 같은 소리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돌아오는 메아리가 빠르면 물체가 가깝고, 늦으면 멉니다. 양쪽 귀에 도착하는 시간과 세기 차이도 방향을 가르는 단서가 됩니다.
메아리는 거리만 알려 주지 않습니다. 소리의 세기, 시간에 따른 변화, 여러 주파수 성분은 물체의 크기·표면·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담을 수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곤충은 날갯짓 때문에 특유의 시간 변화가 생기고, 박쥐는 짧은 호출을 더 자주 반복해 빠르게 갱신되는 장면을 읽습니다.
먹이에 가까워질수록 일부 박쥐의 호출 간격은 매우 짧아집니다. 이를 먹이 포획 직전의 파이널 버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초음파 레이더처럼 완벽한 3차원 영상을 만드는 뜻은 아닙니다. 반향정위의 성능은 종, 먹이, 서식지, 배경 소음과 물체의 반사 성질에 따라 달라집니다.
박쥐는 눈이 멀었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많은 박쥐는 눈으로도 빛과 형태를 이용하고, 반향정위와 시각·후각·기억을 상황에 맞게 결합합니다. 어둠 속의 비행은 한 가지 초능력이 아니라, 자기 소리와 돌아온 메아리를 빠르게 해석하는 감각 체계의 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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