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캐나다의 패트리샤 호수에 비밀 실험을 위한 구조물이 만들어졌다. 나무로 틀을 짜고, 단열재를 두르고, 얼음이 녹지 않도록 냉각 장치를 설치했다. 호수에서 시험할 것은 얼음으로 만든 배였다. 이 작은 시험에 걸린 계획은 훨씬 컸다. 대서양 한가운데에 비행기가 뜨고 내릴 얼음 항공모함을 띄우려 했다.

얼음을 배의 재료로 생각하게 된 데에는 전쟁터의 사정이 있었다. 독일 잠수함이 대서양을 건너는 수송선을 공격했지만, 육지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먼바다까지 계속 지켜줄 수는 없었다. 비행기의 항속거리가 닿지 않는 구간이 생겼다. 바다 가운데에 비행장을 하나 놓을 수 있다면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었다. ‘하바쿡’ 계획이 해결하려던 문제였다.

아이디어를 낸 영국인 제프리 파이크는 얼음을 거대한 건축 재료로 보았다. 하지만 자연의 빙산을 그대로 쓰기는 어려웠다. 물 밖으로 드러난 면적이 부족했고, 넓게 펼쳐진 해빙은 파도를 버티기에는 얇았다. 연구진은 목재 펄프를 섞어 얼린 ‘파이크리트’에 주목했다. 보통 얼음보다 충격에 잘 부서지지 않는 재료였다. 얼음으로 배를 만들겠다는 말에, 시험해볼 만한 근거가 생겼다.

이 계획은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영국군 지휘관 마운트배튼이 지지했고, 처칠도 추진을 재촉했다. 캐나다에서 연구를 이끈 찰머스 매켄지는 열성 지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일기를 인용한 기록에는 황당한 구상이 최고위층의 관심을 차지한 데 대한 불만이 남아 있다. 그래도 그는 연구를 조직하고 사람과 자재를 모았다. 좋다고 믿는 사람과 가능한지 따져야 하는 사람이 같은 사업에 매달리게 됐다.

호수의 시험 구조물은 여름에도 얼어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냉각 장치가 작동하는 동안에는 얼음 선체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대양을 다닐 항공모함의 성공을 뜻하지는 않았다. 매켄지는 요구받은 일정으로는 큰 배를 완성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비용 추산도 처음 기대에서 멀어졌다. 싼 재료를 쓴다고 싼 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배를 키우면 얼음의 무게 자체도 문제가 됐다. 연구진은 파이크리트가 지속적인 하중을 받으면 서서히 변형되는 현상을 살폈다. 배를 띄워놓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형태를 유지하면서 움직이고 방향도 바꿀 수 있어야 했다. 설계에는 단열과 냉각 설비가 필요했고, 추진과 조종 문제도 따라붙었다. 얼음을 골랐다고 기계와 자재가 필요 없어지지는 않았다.

그동안 대서양의 상황도 달라졌다. 더 멀리 날 수 있는 비행기와 호위 전력, 기지와 탐지 기술이 늘어나면서 처음의 빈자리를 메울 다른 수단이 생겼다. 하바쿡은 단순히 만들 수 있는지만 따질 사업이 아니었다. 다른 전시 사업에서 사람과 자재를 가져와서라도 만들어야 하는지에 답해야 했다. 결국 거대한 얼음 항공모함은 건조되지 않았다.

패트리샤 호수에서는 냉각 장치를 철수한 뒤 얼음이 녹았다. 남은 목재 구조물은 호수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대서양으로 나갈 배를 준비하던 장소에는, 물가와 물속에 실험을 기리는 표지가 남았다. 항공모함은 바다에 뜨지 못했지만, 작은 시험 구조물의 흔적은 호수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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