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건물 안에 숲과 바다를 넣었다. 사막도, 습지도 있었고 사람이 먹고살 농장도 마련했다. 1991년 9월, 여덟 명이 이곳으로 들어갔다. 앞으로 2년 동안 안에서 살아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생활이 이어질수록 공기 중의 산소가 줄어들었다. 사람을 살게 하려고 만든 작은 세계에서, 숨 쉬는 데 필요한 것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에 세운 시설의 이름은 ‘바이오스피어 2’였다. 1호는 우리가 사는 지구다. 거대한 지구에서 늘 일어나는 물과 공기, 생명의 순환을 건물 안에서도 이어갈 수 있는지 시험하려 했다. 성공한다면 다른 행성에 사람이 오래 머무는 시설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식물만 잘 기르면 되는 온실과는 규모도 과제도 달랐다.
겉으로 보이는 숲 아래에는 기계가 있었다. 물과 공기를 돌리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설비가 작은 세계를 떠받쳤다. 밖에서 전력도 공급받았다. 아무 도움 없이 우주에 떠 있는 지구를 그대로 복제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식량을 기르고 물을 다시 쓰며, 안의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감당하는 일은 입주자들의 매일을 채웠다.
먹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농장의 수확은 기대에 못 미쳤고, 준비해둔 식량도 먹어야 했다. 밖에서는 미래의 우주 생활을 시험하는 건물이었지만, 안에서는 오늘 거둘 작물이 중요했다. 대원 마크 넬슨은 훗날 2년 내내 배고픔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유리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생활을 유지해야 했다.
산소 부족은 그 생활을 더 힘들게 했다. 처음 약 21퍼센트였던 산소 비율이 약 14퍼센트까지 떨어졌다. 대원들에게 두통과 피로가 나타났고, 결국 운영진은 밖에서 산소를 넣었다. 넬슨은 산소를 공급한 공간으로 들어간 뒤 몸이 빠르게 되살아나는 듯했고, 오랜만에 뛰는 발소리를 들었다고 적었다. 산소를 넣는 일은 실험 조건을 바꾸는 조치였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 숨을 쉬어야 했다.
그렇다면 산소는 어디로 갔을까. 단서는 농사를 위해 넣은 흙에 있었다. 흙 속의 풍부한 유기물을 미생물들이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놓았다. 사람과 동물만 공기를 바꾸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흙 속 생물들도 건물 안의 대기를 계속 바꾸고 있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의 증가만으로는 사라진 산소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참가자가 있었다. 건물의 콘크리트였다. 이산화탄소가 콘크리트와 반응해 탄산칼슘으로 남으면서 공기 중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흙에서 일어난 일과 벽에서 일어난 일을 함께 보아야 흐름이 맞았다. 사람과 숲을 담는 그릇으로 생각했던 건물 자체도 실험에 끼어 있었다.
산소를 추가한 일은 거센 비판을 불렀다. 하지만 시설이 그때 문을 닫은 것은 아니다. 사람을 넣고 자급생활을 시험하던 시기를 지나, 연구자들은 그 안에서 식물과 대기, 바다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를 이어갔다. 애리조나대학교가 운영하는 지금도 유리 아래에는 숲과 바다가 있다. 처음 들어간 여덟 명의 집이었던 곳은, 지구의 일부를 가까이서 살펴보는 실험실로 남았다.
편집 책임
팩토스브레인 편집부
이 기사는 팩토스브레인 편집부가 자료를 검토하고 편집 원칙에 따라 작성·검수했습니다. 오류 제보는 정정 정책에 따라 확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