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년 11월 27일, 런던 버너스가 54번지 앞으로 피아노와 오르간이 배달됐다. 석탄을 실은 수레가 왔고, 가구와 옷감, 보석을 가져온 상인들도 모였다. 장의사는 치수에 맞춰 만든 관까지 들고 나타났다. 이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집주인도 답할 수 없었다. 주문한 물건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는 메리 토팅엄이라는 여성이 살고 있었다. 방문자들은 엉뚱한 곳으로 잘못 배달한 것이 아니었다. 각자 받은 편지에 이 주소가 적혀 있었다. 누군가 토팅엄 부인의 이름을 빌려 물건을 주문하고,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것이다. 집주인만 모르는 약속들이 런던 곳곳에서 잡혀 있었다.

그 편지들은 받는 사람에 따라 내용도 달랐다. 당시 신문에 실린 예문에는 부동산을 팔고 싶으니 상담하러 오라는 요청이 있다. 다른 편지에는 바스로 여행할 예정이니 말 네 마리가 끄는 마차를 보내달라고 적혀 있다. 중요한 용건이 있어 만나고 싶다는 초대도 있었다. 각각 따로 읽으면 이상할 것 없는 부탁이었다.

그러나 그 부탁들이 향하는 곳은 모두 한 집이었다. 패딩턴 부두에서 석탄을 싣고 온 수레와 가구를 가득 실은 운반차가 같은 문 앞에 가까이 가려 했다. 당시 보도는 물건들이 거리 전체를 채울 만큼 몰렸다고 묘사한다. 작은 소포 몇 개를 현관에 내려놓고 떠나는 배달과는 규모가 달랐다.

사람 여섯 명이 오르간을 옮겼고, 그 주변에는 가발을 가져온 이발사와 옷 상자를 든 옷 만드는 사람, 안경을 파는 상인들이 뒤섞였다. 의사와 이를 뽑는 사람, 작은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도 왔다. 장의사가 치수에 맞춘 관을 들고 온 같은 집에 출산을 돕는 사람까지 찾아왔다.

상인들은 가져온 물건을 다시 싣고 돌아가려 했고, 구경꾼들은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물건을 들고 집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사이로, 물건을 들고 빠져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섞였다. 배달을 거절한다고 길에 쌓인 수레와 인파까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물건을 주문한 적 없는 집 하나의 문제가 이미 거리 전체의 문제가 돼 있었다.

그 와중에 런던 시장이 마차를 타고 나타났다. 그 역시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었다. 편지에는 토팅엄 부인이 시장 앞에 출석해야 하지만 몸이 아파 방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대신 집으로 찾아와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상인들에게는 주문이, 시장에게는 아픈 사람의 방문 요청이 보내진 것이다.

시장은 오래 머물지 않고 말버러가의 경찰 관서로 향했다. 그곳에서 담당 치안판사에게 자신이 받은 편지를 설명했다. 경찰이 버너스가로 출동했지만, 사람들을 흩어지게 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이미 몰려든 방문자들에 더해 새로운 사람과 물건이 계속 도착하고 있었다.

경찰은 거리 모퉁이에 서서 물건을 들고 들어오는 상인들을 막았다. 그래도 오후 네 시까지 혼잡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다 다섯 시에는 또 다른 부류의 방문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일자리를 구하는 하인들이었다. 물건을 팔러 온 사람들을 내보내는 동안, 일하러 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집을 찾아온 것이다.

이 소동의 배후로 오래도록 지목된 사람은 희극과 소설을 쓰던 테오도어 후크였다. 전해지는 이야기에서는 그가 친구에게 내기를 건다. 평범한 집 하나를 런던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주소로 만들 수 있다는 내기였다.

훗날 나온 후크의 전기는 그와 조력자들이 편지를 준비하고, 당일에는 길 건너편 방에서 소동을 지켜봤다고 전한다. 다만 후크가 이 사건으로 기소된 적은 없고, 그 집이 표적이 된 이유도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경찰이 범인을 찾으려 했다는 점이다. 당시 신문에는 범인을 알아내면 보상하겠다는 내용이 실렸다. 웃고 지나갈 장난으로만 취급된 일도 아니었다. 보도는 허탕을 친 사람들에게 범인이 돈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동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풍자화로도 나왔다. 그해 12월 6일 발행된 그림에는 관과 물건을 들고 밀려드는 사람들, 그리고 런던 시장이 한 방에 들어차 있다. 그림 속 시장은 어떻게든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말한다. 그 대사에 쓰인 영어 표현은 ‘by Hook or by Crook’. ‘어떤 수를 써서라도’라는 익숙한 말 속에 후크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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