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마라톤에서 가장 먼저 경기장으로 돌아온 선수는 프레드 로츠였다. 관중은 그를 우승자로 맞았다. 로츠도 마지막 구간은 분명 자기 발로 달렸다. 다만 경기장 밖에서 달려야 했던 길의 상당 부분을 자동차에 앉아 지나왔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날의 코스를 보면 차에 올라탄 선수가 나온 사정까지는 이해할 만하다. 한여름 더위가 남은 8월 30일, 선수들은 언덕이 이어지는 흙길을 달렸다. 경기를 따라가는 자동차들은 먼지를 일으켰다. 현장을 함께 다닌 찰스 루커스는 그 먼지가 선수를 가리고 기침을 일으킬 정도였다고 적었다. 경기장을 나간 뒤 물을 구할 수 있는 곳도 중간 지점의 우물 한 곳뿐이었다.

로츠는 약 14킬로미터를 달린 뒤 경련 때문에 포기하고 자동차에 올랐다. 거기서 끝났다면 그저 중도에 기권한 선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참을 타고 가다가 다시 내려 달리기 시작했다. 루커스의 기록에 따르면 차에 탄 그를 봤던 사람들이 제지하자, 로츠는 자동차가 고장 나서 돌아가려고 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상태로 경기장까지 들어왔고, 경로를 몰랐던 관중은 맨 앞의 주자를 반겼다. 얼마 전까지 차에 앉아 있던 사람이 마라톤 우승자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 결국 자동차를 탔다는 사실이 드러나 로츠는 실격됐다. 그러나 잘못 들어온 사람 하나를 빼면 말끔한 경기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진짜 선두였던 토머스 힉스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힉스는 아직 결승선까지 한참 남았을 때부터 기운이 빠지고 있었다. 그를 돌보던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루커스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힉스는 물을 달라고 했지만 마시지 못했고, 대신 입 안을 물로 적셔주었다. 눕고 싶다는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걷게 하면서라도 계속 앞으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힉스에게 준 것은 달걀흰자와 스트리크닌이었다. 이후에는 스트리크닌을 한 차례 더 먹이고 브랜디도 주었다. 오늘날 올림픽박물관은 이 일을 도핑으로 실격될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당시 루커스는 자신이 약을 먹였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 경기가 운동선수에게 약물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책에 쓸 만큼, 그는 그것을 우승을 돕는 처치로 여겼다.

그러는 사이 자동차에서 내린 로츠가 힉스를 지나쳤다. 이미 지쳐 있던 힉스에게는 경쟁자가 자신을 추월하는 모습이었다. 루커스는 로츠가 더는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설명을 듣고 힉스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같은 길 위에서 한 사람은 경기를 끝내려고 버티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차가 고장 나 돌아가는 중이라고 말하며 앞서가고 있었다.

막바지에 힉스는 다리를 들어 올리기도 어려워했다. 루커스의 기록에는 거의 다 왔는데도 결승선이 아직 멀리 있다고 여기는 모습이 나온다. 마지막 언덕들은 걸어 올라가고 내려갈 때 다시 뛰었다. 기록은 3시간 28분 53초. 우승은 인정됐지만, 결승선에서 곧바로 트로피를 받을 형편은 아니었다. 그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로츠에게 내려진 처분은 평생 출전 정지였다. 하지만 그 ‘평생’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과 뒤 다시 경기에 나갈 수 있게 된 그는 이듬해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이번에는 자동차를 탄 선수로 기록된 것이 아니라 정식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들어오고도 우승하지 못했던 남자는, 다음 해에는 실제로 우승할 만큼 달릴 수 있는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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