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잠든 새가 한쪽 눈만 감고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일부 새에서는 이것이 단순히 졸린 표정이 아니라, 뇌의 한쪽 반구가 다른 쪽보다 더 깊은 비렘수면에 들어가는 단반구 서파수면과 연결될 수 있다. 한쪽 반구가 쉬는 동안 다른 반구는 상대적으로 깨어 있어, 새는 완전히 잠과 각성 중 하나만 선택하지 않고 두 상태를 부분적으로 나누어 쓴다.

눈과 뇌의 연결은 이 행동을 이해하는 단서다. 새의 한쪽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는 주로 반대쪽 뇌 반구에서 처리된다. 따라서 한쪽 눈을 감고 반대편 반구의 서파 활동이 커지는 패턴이 관찰될 수 있다. 열려 있는 눈 쪽의 반구는 주변 변화에 더 반응할 여지를 남긴다. 다만 눈을 하나 떴다고 해서 그 순간 새가 완전히 또렷하게 깨어 있거나, 반대쪽 뇌가 아무 기능도 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방식은 위험한 장소에서 쉬어야 하는 새에게 유리할 수 있다. 물 위나 땅 위에 모여 쉬는 오리류에서는 무리의 가장자리에 있는 개체가 바깥쪽을 향한 눈을 더 자주 뜨고, 안쪽의 개체보다 단반구수면을 더 많이 보이는 패턴이 연구되어 왔다. 포식자가 다가올 방향을 주시하면서도 수면의 일부를 얻는 셈이다. 무리 안쪽에 자리한 새가 더 깊게 쉴 수 있다면, 경계 부담을 나누는 집단 행동과도 맞물린다.

이동과 비행도 중요한 맥락이다. 큰프리깃새의 뇌파를 비행 중 기록한 연구에서는, 바다 위를 날 때 한 반구씩 또는 양쪽 반구가 함께 비렘수면에 들어가는 사례가 확인됐다. 한쪽 반구만 쉬는 때에는 깨어 있는 반구와 연결된 눈이 비행 방향을 향하도록 하는 경향도 관찰됐다. 하지만 이것이 비행 중에도 땅에서와 똑같이 충분한 잠을 잔다는 뜻은 아니다. 이 새들은 비행 중 수면 시간이 육지에서보다 크게 적었다.

단반구수면은 휴식과 안전을 완벽하게 동시에 해결하는 초능력이 아니다. 깊은 수면의 양, 종마다 다른 생활 방식, 포식 위험, 날씨와 이동 부담 사이에는 여전히 타협이 있다. 새가 둥지나 안전한 휴식처로 돌아오면 양쪽 반구가 함께 쉬는 수면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따라서 한쪽 눈을 뜬 잠은 ‘잠을 안 자도 되는’ 방법이 아니라, 정상적인 수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기능을 유지하는 유연한 전략이다.

모든 새가 똑같이 이 패턴을 쓰는 것도 아니다. 수면의 좌우 차이는 종, 시간대, 자세,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행동만 보고 뇌 상태를 확정하려면 한계가 있다. 연구자들은 뇌파 기록, 눈의 개폐, 움직임, 위치 정보를 함께 보며 수면 상태를 판단한다. 이런 정밀 측정 덕분에 ‘한쪽 눈을 뜬다’는 관찰이 단순한 민간 상식이 아니라 동물 수면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 주는 과학적 질문이 되었다.

새의 반쪽 수면은 잠과 경계가 서로 반대되는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위험을 감지할 능력을 조금 남기면서도 뇌의 일부는 휴식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다고 사람이 한쪽 눈을 감는다고 똑같은 효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이 현상은 특정한 신경 구조와 생태적 필요 속에서 진화한 새의 적응이며, 자연이 수면을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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