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무지개가 두 줄로 보일 때 바깥쪽의 희미한 무지개는 안쪽 무지개가 다시 비친 단순한 복사본이 아니다. 빗방울 안에서 햇빛이 한 번 반사되어 나온 빛은 첫째 무지개를 만들고, 두 번 반사되어 나온 빛은 둘째 무지개를 만든다. 두 경로에서 빛이 나오는 방향이 달라 둘째 무지개가 더 바깥에 놓이고 색 순서도 거꾸로 보인다.
무지개를 보려면 대체로 태양이 관찰자의 뒤에 있고 앞쪽에 빗방울이 있어야 한다. 태양빛이 빗방울에 들어갈 때 굴절되어 방향을 바꾸며 여러 색의 빛이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나뉜다. 방울의 안쪽 면에서 반사된 뒤 다시 밖으로 나올 때도 빛은 굴절된다. 우리가 보는 선명한 첫째 무지개는 이런 경로로 눈에 도달하는 수많은 빗방울의 빛이 같은 각도 근처에 모여 보이는 것이다. 하늘에 색칠한 고정된 띠가 떠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빗방울에 들어간 햇빛이 모두 같은 길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일부 빛은 방울 안쪽에서 한 번 더 반사된 뒤에야 밖으로 빠져나온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미국 기상청은 이 두 번째 내부 반사가 둘째 무지개의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빛이 한 번 더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관찰자의 눈으로 들어오는 경로가 달라지고, 첫째 무지개보다 큰 각도에 희미한 활이 나타난다. 첫째 무지개의 바로 위나 바깥에서 또 다른 색 띠를 발견하는 이유다.
두 활의 색 배열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 분명하다. 보통 첫째 무지개에서는 빨강이 바깥쪽, 보라가 안쪽에 온다. 둘째 무지개에서는 그 순서가 뒤집혀 빨강이 안쪽, 보라가 바깥쪽에 놓인다. 같은 햇빛이 다른 색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빗방울을 통과하고 반사된 빛이 각 색마다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방식이 두 경로에서 달라져 관찰자에게 도착하는 순서가 바뀐 것이다.
둘째 무지개가 흐린 이유도 반사 경로와 관련된다. 빛이 빗방울 경계에 부딪힐 때마다 전부 반사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는 다른 방향으로 빠져나간다. 두 번 반사되어 나오는 빛은 한 번 반사된 경로보다 눈에 도착하는 양이 적다. 그래서 같은 하늘에서 첫째 무지개는 선명한데 둘째 무지개는 간신히 보일 수 있다. 강한 햇빛과 알맞은 빗방울이 있더라도 배경 하늘이 너무 밝으면 희미한 바깥 활은 놓치기 쉽다.
두 무지개 사이의 하늘이 주변보다 어둡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부분을 알렉산더의 어두운 띠라고 부른다. 첫째와 둘째 무지개의 주요 빛 경로 사이에서는 그 방식으로 빗방울이 되돌려 보내는 햇빛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어두운 띠가 두 무지개를 분리하는 선처럼 느껴진다면, 빛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집중된 흔적을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밝기는 구름과 비의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왜 한 방울에서 여러 색이 나왔는데 하늘에서는 줄무늬가 정돈돼 보일까? 한 방울에서 나온 빛은 여러 방향으로 퍼지지만, 관찰자의 눈에 도착하는 빛만 무지개에 기여한다. 하늘의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방울들이 그 위치에 맞는 색을 눈으로 보내므로, 수없이 많은 물방울의 신호가 이어진 활처럼 보인다. 관찰자가 자리를 옮기면 그 각도에 맞는 다른 물방울들을 보게 된다. 두 활도 같은 방식으로 각자의 방향에서 만들어진다.
사진에서 둘째 무지개가 또렷한데 현장에서는 보지 못했다면 눈이 고장 난 것은 아니다. 카메라의 노출과 보정은 옅은 색 차이를 눈보다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배경의 먹구름이 어두우면 희미한 둘째 활이 더 쉽게 구별되기도 한다. 따라서 쌍무지개가 보이는지 여부는 빛의 경로만 아니라 배경 밝기와 관찰 조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물방울에서 두 번째 반사가 가능하다는 사실과 언제나 두 활을 뚜렷이 볼 수 있다는 주장은 다르다.
첫째 무지개와 둘째 무지개의 위치를 비교할 때도 관찰자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두 활은 태양의 반대쪽을 중심으로 나타나지만, 관찰자의 눈이 달라지면 같은 빗방울이라도 보내는 빛의 방향이 달라진다. 옆 사람과 같은 하늘을 보면서도 정확히 같은 물방울의 무지개를 보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무지개가 첫 번째 밖에 있다'는 말은 하늘에 물리적인 두 원이 붙어 있다는 뜻이 아니라 각 눈에 도달하는 빛의 각도가 다르다는 뜻이다.
쌍무지개는 한 무지개의 크기를 복사해 바깥에 얹은 현상이 아니다. 관찰자와 태양, 빗방울 사이에서 가능한 두 가지 반사 경로가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바깥 활이 더 희미하고 색 순서가 뒤집혀 있는지 살펴보면 두 경로를 눈으로 구별할 수 있다. 그 차이가 바로 첫째와 둘째 무지개를 같은 현상의 두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서로 다른 빛의 여정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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