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사막의 큰 모래언덕에서 낮고 긴 웅웅거림이 들릴 때가 있다. 바람이 피리처럼 언덕 위를 지나서가 아니라, 언덕 사면에서 마른 모래가 한꺼번에 미끄러져 내릴 때 나는 소리다. 이런 현상을 노래하는 모래 또는 붐잉 사구라고 부른다. 소리는 멀리서 저음의 비행기나 북소리처럼 들리고, 때로는 한 가지 음에 가까운 뚜렷한 높이를 가진다. 평범해 보이는 모래가 거대한 악기처럼 행동하는 드문 지구과학 현상이다.

핵심 사건은 모래 사태다. 큰 사구의 바람 반대쪽 급경사면에서 표면층이 임계 각도를 넘으면, 많은 모래알이 얇은 흐름층을 이루며 함께 아래로 미끄러진다. 이때 모래알들은 계속 부딪치고 미끄러지며 진동을 만든다. 해변에서 발로 마른 모래를 비빌 때 나는 삐걱거림과 같은 계열의 현상이지만, 붐잉 사구에서는 움직이는 면적과 질량이 훨씬 커서 소리가 길게 이어지고 증폭될 수 있다.

모래알이 단순히 제각각 부딪치기만 하면 잡음에 가까운 소리가 날 것이다. 노래하는 사구의 인상적인 점은 많은 알갱이의 운동이 어느 정도 같은 리듬으로 맞춰진다는 데 있다. 일부 실험과 모델은 흐르는 층 안에서 알갱이 사이의 마찰 진동이 동기화되며 뚜렷한 주파수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충분히 빠르고 두꺼운 이동층에서 이 동기화가 유지되면, 짧은 삐걱거림이 아니라 지속되는 낮은 음이 생길 수 있다.

사구 자체도 소리에 관여한다. 현장 측정 연구에서는 건조하고 느슨한 표면 모래층이 그 위아래의 더 빠른 지진파 층 사이에 놓여 자연스러운 파동 안내관처럼 작동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 층의 깊이와 모래 안에서 소리가 전달되는 속도가 특정 공명 주파수를 고르면, 사태가 만든 진동 가운데 그 음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모래알 평균 크기만으로 음높이를 예측한다는 단순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모래언덕이 노래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찰되는 사구는 대체로 매우 건조하고, 알갱이 크기가 비교적 고르며, 표면이 지나치게 거칠지 않은 모래를 가진다. 습기는 알갱이 사이에 작은 액체 다리를 만들어 움직임과 진동을 바꾸므로 대개 소리를 약하게 하거나 없앤다. 모래의 광물 조성, 알갱이의 둥근 정도, 사구의 층 구조, 바람과 계절 조건도 영향을 준다. 모래가 많다고 해서 저절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발로 밟을 때 삐걱거리는 해변 모래와 사막의 붐잉 사구는 관련이 있지만 같은 현상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 삐걱모래는 보통 발밑의 작은 부피에서 짧고 높은 소리를 낸다. 반면 붐잉 사구는 큰 사태가 일어난 넓은 사면에서 수십 초 이상 낮은 음을 유지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건조하고 고른 모래알의 마찰이 중요하지만, 사구에서는 흐름층과 언덕 전체가 진동을 선택·전달하는 규모의 효과가 더해진다. 작은 소리와 큰 소리를 한 단어로 묶어 버리면 설명에 필요한 지형의 역할이 사라진다.

현상을 관찰한다고 사면을 일부러 크게 무너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구는 식물, 곤충, 파충류의 서식처가 될 수 있고, 사람의 반복적인 미끄럼은 표면과 접근로를 바꿀 수 있다. 연구자들은 자연적으로 일어난 사태의 소리를 녹음하고, 제한된 측정으로 모래의 습도와 층 구조를 조사한다. 노래하는 사구는 단순한 관광 볼거리가 아니라 바람이 모래를 분류하고 쌓아 온 오랜 지질 기록이기도 하다.

세부 메커니즘에는 아직 연구할 부분이 남아 있다. 알갱이의 동기화와 흐름층의 공명, 사구 내부의 파동 안내 효과는 서로 배타적인 설명이라기보다 다른 규모에서 함께 작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사태의 형태와 깊은 층 구조를 모두 정확히 재기 어렵고, 실험실에서는 실제 사구의 거대한 크기와 바람 조건을 완전히 재현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이 서로 다른 사구에서 음높이·습도·입도·지진파 속도를 비교하는 이유다.

노래하는 모래언덕은 자연의 소리가 공기만의 진동이 아니라 입자와 지형의 집단 운동에서도 나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모래알 하나는 거의 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수많은 알갱이가 비슷한 조건에서 함께 흐르고 언덕의 구조가 특정 진동을 골라 주면 커다란 저음이 된다. 사막의 ‘노래’는 신비한 생명체의 목소리가 아니라, 마찰·공명·중력과 지형이 협력해 만든 물리 현상이다. 눈에 보이는 모래 흐름 속에 들리지 않던 질서가 잠시 드러나는 셈이다. 그 질서는 자연조건이 달라지면 다시 사라질 수 있으며, 그래서 더욱 드문 소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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