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일부 빙산과 빙하의 갈라진 면이 짙은 파랑이나 청록으로 보이는 핵심 이유는 두꺼운 얼음이 가시광선 가운데 붉은 쪽 파장을 더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빛이 조밀한 얼음 속을 충분히 길게 지나면 빨강·주황 성분이 먼저 줄고, 상대적으로 남은 파란빛이 통과하거나 흩어져 눈에 들어온다. 파란 색소가 얼음에 녹아 있는 것은 아니다.

태양빛은 여러 파장의 가시광선이 섞여 있어 대체로 흰색으로 보인다. 얼음 속 물 분자의 진동과 전자기적 성질은 파장마다 빛을 흡수하는 정도가 조금 다르다. 짧은 거리에서는 차이가 눈에 띄지 않지만 빛이 수십 센티미터에서 수미터의 얼음 안을 오가면 작은 흡수 차이가 누적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경로가 길수록 얼음이 더 파랗게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눈과 많은 빙산 표면은 왜 하얄까. 새 눈과 기포가 많은 얼음에는 얼음과 공기의 경계가 무수히 많다. 들어온 빛이 이 경계에서 여러 방향으로 빠르게 산란해 긴 거리를 지나기 전에 거의 모든 가시광선이 되돌아온다. 파장들이 함께 눈에 도달하므로 표면은 희게 보인다. 흰색은 얼음이 빛을 전혀 흡수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광학 경로가 짧다는 신호다.

빙하의 눈은 해마다 쌓이고 압축되면서 입자가 합쳐져 피른을 거쳐 빙하 얼음이 된다. 압력이 커질수록 공기 공간은 작고 고립된 기포로 바뀌며 얼음은 더 조밀해진다. 기포가 적은 부분에서는 빛이 표면 가까이서 모두 되튕기지 않고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 붉은 파장이 흡수될 긴 경로가 확보되므로 오래 압축된 투명한 얼음의 내부나 새로 깨진 면에서 파랑이 두드러진다.

기포가 완전히 사라져야만 파란색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공기 경계가 빛을 얼마나 빨리 되돌리는지와 얼음 안에서의 유효 경로가 얼마나 긴지다. 조밀한 얼음에도 작은 기포는 남을 수 있고, 그 기포와 결정 경계는 파란빛이 관찰자 쪽으로 빠져나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기포가 파란색을 만든다' 또는 '기포가 하나도 없어야 파랗다'는 두 극단 모두 불완전하다.

빙산의 색은 내부 구조만이 아니라 표면 상태에도 달려 있다. 거칠고 금이 간 표면, 서리와 새 눈이 덮인 면은 모든 색을 여러 번 산란시켜 하얗게 보이기 쉽다. 파도나 비로 매끈하고 젖은 면, 갓 갈라져 조밀한 내부가 드러난 면, 깊은 틈은 빛이 얼음 속을 더 길게 지나 파랑이 강해질 수 있다. 같은 빙산도 날씨와 보는 각도에 따라 흰색과 파란색을 오간다.

얼음이 두껍다고 관찰되는 모든 빛이 파란색인 것도 아니다. 바깥 조명의 스펙트럼, 하늘과 바다에서 들어오는 반사광, 내부 균열의 방향, 관찰자까지의 경로가 색을 바꾼다. 흐린 날에는 대비가 낮고 회색빛이 섞일 수 있으며, 수면 아래 얼음은 물 자체의 흡수와 산란까지 더해진다. 사진의 화이트밸런스와 노출도 실제보다 청색을 과장하거나 줄일 수 있다.

갈색·검정·초록 줄무늬가 보인다면 다른 물질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빙하가 이동하며 끌어온 암석 가루와 퇴적물은 어두운 띠를 만들고, 해양 얼음이나 빙산의 틈에 든 유기물과 조류가 녹색이나 갈색을 보탤 수 있다. 녹았다 다시 언 물이 기포가 적은 투명한 층을 만들기도 한다. 빙산의 모든 색을 물 분자의 선택적 흡수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파란색을 곧바로 얼음의 정확한 나이표로 읽어서도 안 된다. 오랜 압축은 기포를 줄이고 조밀한 얼음을 만드는 데 흔히 필요하지만, 관찰되는 색에는 두께와 균열, 눈 덮임, 재결빙, 빛의 방향이 함께 작용한다. 얇은 오래된 조각이 희게 보이거나, 비교적 새로 노출된 두꺼운 단면이 짙게 보일 수 있다. 파랑은 긴 광학 경로를 알려 주는 단서이지 연도를 직접 세는 시계가 아니다.

짙은 청색이 자주 보이는 빙하 틈은 광학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접근 표지가 아니다. 틈의 벽이 두껍고 그늘져 파란빛이 강조되는 동시에, 표면의 얇은 눈다리가 깊은 공간을 가릴 수 있다. 빙산 역시 물 위에 드러난 부분보다 훨씬 큰 얼음이 잠겨 있고 예고 없이 뒤집히거나 갈라질 수 있다. 색을 관찰하려고 빙하 틈이나 빙산 가까이 다가가는 대신 지정된 거리와 현지 안전 지침을 지켜야 한다.

결국 푸른 빙산은 얼음이 흰빛을 파장별로 다르게 다루는 모습을 크게 보여 주는 자연의 광학 실험이다. 공기 경계가 많은 눈은 빛을 빨리 되돌려 희게 보이지만, 조밀하고 두꺼운 얼음은 빛을 오래 통과시켜 붉은 성분을 더 많이 흡수한다. 남은 파란빛이 산란되거나 투과해 밖으로 나올 때 우리가 청색을 본다. 기포, 표면, 두께와 조명이 그 파랑의 세기와 무늬를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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