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달도 분명 자전하지만 지구에서는 거의 같은 면만 보입니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자신의 축으로도 같은 방향으로 한 바퀴 돌기 때문입니다. 약 27.3일인 자전 주기와 별을 기준으로 한 공전 주기가 맞아 있어, 한쪽 반구가 계속 지구 쪽을 향합니다.
이 상태를 동주기 자전이라고 하며, 조석 고정의 한 사례입니다. 방 가운데 있는 사람을 계속 바라보며 그 주위를 한 바퀴 걷는 모습을 떠올리면 알기 쉽습니다. 출발할 때와 같은 방향만 바라본 채 옆걸음질하면 상대에게 옆면과 뒷면도 보이게 됩니다. 계속 얼굴을 향하려면 궤도를 도는 동안 몸도 한 번 돌아야 합니다.
달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돌았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 달은 더 빠르게 자전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구의 중력은 달의 가까운 쪽을 먼 쪽보다 조금 더 강하게 당겨 달에 미세한 조석 변형을 만듭니다. 자전이 공전과 맞지 않을 때는 이 부푼 방향이 지구를 정확히 향하지 않아, 중력이 달의 회전을 바꾸는 토크를 가합니다.
달 내부가 반복해서 휘어지는 동안 운동 에너지의 일부가 열로 소산되었고 자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느려졌습니다. 자전 한 번과 공전 한 번이 같아지면 조석 변형이 지구를 향한 채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조석 고정은 달이 멈춘 상태가 아니라, 회전과 궤도 운동이 중력에 의해 동기화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매일 정확히 같은 절반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달은 타원 궤도에서 가까울 때 더 빠르고 멀 때 더 느리게 움직이지만 자전 속도는 훨씬 일정합니다. 여기에 달의 축과 궤도 기울기가 더해지면서 달이 동서와 남북으로 조금 흔들리는 듯한 칭동이 나타납니다. 이 효과 덕분에 오랜 기간에는 달 표면의 약 59퍼센트를 지구에서 볼 수 있습니다.
27.3일이라는 회전·공전 주기는 초승달에서 다음 초승달까지 약 29.5일인 위상 주기와도 구분해야 합니다. 달이 지구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 주위를 움직이므로, 달이 태양과 지구에 대해 같은 배열로 돌아오려면 이틀 남짓 더 가야 합니다. 같은 면을 보는 현상과 달의 모양이 바뀌는 주기는 관련은 있지만 같은 시계가 아닙니다.
‘달의 뒷면’도 영원히 어두운 곳은 아닙니다. 그곳에도 햇빛이 비치고 밤이 오며, 한낮과 한밤이 각각 지구 시간으로 약 2주씩 이어집니다.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하는 까닭은 빛이 닿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구의 중력이 아주 오랜 시간 달의 자전과 공전을 맞춰 놓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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