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우주비행사가 눈을 감고도 보는 순간적인 점·줄·구름 모양 섬광은 바깥 빛이 눈꺼풀을 통과해서가 아니라, 우주 방사선의 고에너지 입자가 눈과 시각계를 지나며 빛 감각을 만들기 때문이다. 입자가 망막을 직접 자극하거나 안구 안에서 희미한 체렌코프 빛을 만들 수 있고, 시각 경로의 다른 부위가 관여할 가능성도 연구 중이다. 즉 우주비행사는 입자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입자가 남긴 신경 신호를 빛으로 경험한다.

외부 광자가 없는데도 빛이 보이는 감각을 광시증이라고 한다. 눈을 비볐을 때 나타나는 무늬처럼 망막이나 시각 신경계가 기계적·전기적 자극을 받아도 뇌는 이를 빛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주의 섬광도 이 넓은 범주에 속하지만 자극원은 압력이 아니라 빠르게 움직이는 양성자와 무거운 원자핵, 그리고 이들이 우주선 재료와 충돌해 만든 2차 입자다.

지상에서는 대기와 지구 자기장이 우주 입자의 상당 부분을 막거나 방향을 바꾼다. 저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도 자기권의 보호를 일부 받지만 지표보다 입자 방사선 환경이 강하고, 달로 가는 경로처럼 자기권 바깥에서는 은하 우주선에 더 직접 노출된다. 우주선 벽은 많은 방사선을 줄이지만 매우 에너지가 큰 입자는 통과하거나 벽과 충돌해 새로운 입자 샤워를 만들 수 있다.

아폴로 11호 이후 승무원들은 어두운 선실이나 휴식 중에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섬광을 보고했다. 묘사는 한 점, 짧은 쉼표, 길게 뻗은 줄, 이중 별, 퍼진 구름처럼 다양했다. 어떤 입자가 망막을 가로지르는 각도와 어느 부위에 에너지를 남기는지, 한 눈 또는 두 눈의 경로인지가 감각의 모양을 달리할 수 있다. 보고 빈도도 임무와 사람, 관측 조건에 따라 크게 달랐다.

한 가지 경로는 직접적인 생물학적 자극이다. 하전 입자는 지나가며 분자를 이온화하고 망막의 빛수용세포나 뒤쪽 신경망 주변에 에너지를 남긴다. 정상적인 광자가 들어오지 않아도 이 전기화학적 교란이 시신경 신호를 시작하면 뇌는 섬광으로 읽을 수 있다. 입자가 망막을 스치듯 길게 지나가면 점보다 줄처럼 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도 여기서 나온다.

다른 경로는 체렌코프 복사다. 하전 입자가 안구 속 투명한 매질에서 그 매질 안의 빛보다 빠르게 이동하면 매우 약한 빛이 원뿔 모양으로 생길 수 있다. 초기 실험은 일부 확산된 푸른 섬광을 이 효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였다. 그러나 더 낮은 에너지의 입자에서도 섬광이 유발되고 보고된 모양이 모두 체렌코프 빛과 맞지는 않아, 오늘날에는 직접 망막 자극·화학적 반응·시각 경로 자극을 포함한 여러 기제가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원인을 확인하려고 아폴로 16·17호에서는 승무원이 눈가에 핵유제 검출기를 착용하고 섬광을 말하거나 버튼으로 기록했다. 검출기는 입자가 지나간 길과 시간을 남겨 주관적 보고와 실제 우주선 입자 궤적을 비교하게 했다. 스카이랩에서는 섬광 빈도가 우주선 플럭스, 특히 남대서양 이상대 통과와 강하게 연결됐다. 훗날 미르와 국제우주정거장의 SilEye·ALTEA 장비는 실리콘 검출기와 뇌파 측정을 이용해 눈과 머리를 통과하는 입자를 더 정밀하게 추적했다.

눈을 감았을 때 잘 보인다는 사실은 입자가 눈꺼풀을 비추기 때문이 아니다. 선실이 어둡고 눈이 암순응하면 망막과 뇌가 약한 내부 신호를 알아차리기 쉬워지고, 외부 장면이 그 순간의 감각을 덮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입자가 섬광을 일으키거나 모든 우주비행사가 같은 수를 보는 것은 아니다. 입자의 전하·에너지·궤적, 차폐, 우주선 위치, 개인의 감각 역치와 주의가 모두 관측률을 바꾼다.

섬광 한 번을 곧바로 망막 세포 하나가 죽었다는 표시나 개인 방사선량계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섬광 자체는 짧은 지각 현상이며 알려진 시력 손상과 일대일로 연결되지 않는다. 다만 고에너지 입자가 살아 있는 조직을 통과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체험이므로, 장기간 우주여행의 방사선 위험을 연구할 중요한 단서다. 암 위험과 중추신경계·눈 손상 가능성은 전체 입자 종류와 누적 노출을 별도의 계측으로 평가해야 한다.

감긴 눈 속의 작은 섬광은 우주에서 ‘없는 별을 본’ 환각이라기보다, 시각계가 입자 검출기처럼 반응한 사건에 가깝다. 아폴로의 말로 남은 경험은 입자 궤적을 기록하는 가면과 국제우주정거장의 검출 장비로 이어졌다. 원인이 우주 방사선이라는 큰 틀은 확립됐지만 각 섬광에서 망막 직접 자극과 체렌코프 빛, 다른 신경 경로가 차지하는 몫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바로 그 불확실성 때문에 섬광은 감각의 경계와 우주 방사선의 생물학을 함께 조사하는 창이 된다.

편집 책임

팩토스브레인 편집부

이 기사는 팩토스브레인 편집부가 자료를 검토하고 편집 원칙에 따라 작성·검수했습니다. 오류 제보는 정정 정책에 따라 확인합니다.

편집부 소개오류 제보 및 정정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