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냉동실에서 꺼낸 얼음이 음료에 들어가자마자 갈라지는 주된 이유는 겉과 속이 서로 다른 속도로 따뜻해지며 열응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액체와 맞닿은 바깥층은 먼저 온도가 올라가 팽창하려 하지만 중심부는 아직 차갑고 원래 크기에 가까이 머문다. 한 덩어리 안에서 이 변형이 서로 맞지 않으면 얼음이 견딜 수 있는 인장 강도를 넘는 응력이 결함에 집중되어 금이 빠르게 퍼진다.

가정용 냉동실의 얼음은 보통 녹는점인 0°C보다 훨씬 낮다. 반면 냉장 음료조차 얼음보다 따뜻한 경우가 많고, 실온 음료와의 차이는 더 크다. 액체는 얼음 표면 전체에 닿아 열을 전달하지만 열이 고체 안쪽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열이 퍼지는 데 필요한 시간은 이동해야 할 거리의 제곱에 민감하므로, 큰 얼음의 중심은 작은 얼음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차갑게 남는다. 따라서 투명한 한 조각도 처음 몇 초 동안은 따뜻해지는 얇은 껍질과 차가운 중심을 가진 온도 구배를 만들며, 겉보기의 투명함은 온도가 균일하다는 뜻이 아니다.

고체 얼음은 온도가 올라갈 때 조금 팽창한다. 이것은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지는 유명한 현상과 구별해야 한다. 여기서는 액체가 고체로 바뀌는 상변화가 아니라, 이미 얼어 있는 결정의 열팽창이 문제다. 겉부분이 자유롭게 떨어져 있다면 조금 늘어나면 그만이지만, 실제로는 차가운 중심과 단단히 이어져 있어 원하는 만큼 변형할 수 없다. 서로 붙은 층이 다른 크기를 요구하면서 내부에 밀고 당기는 힘이 생긴다.

얼음은 압력을 받을 때 어느 정도 변형할 수 있어도 갑작스러운 당김과 균열에는 약한 취성 재료다. 천천히 가해지는 하중에서는 결정이 미끄러지거나 변형해 힘을 나눌 시간이 있지만, 몇 초 안의 열충격에서는 그런 완화가 균열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열응력은 완벽히 균일한 곳보다 이미 있는 작은 흠에서 크게 집중된다. 얼릴 때 갇힌 공기방울, 여러 얼음 결정이 만나는 입계, 용존 물질, 급속 냉각으로 생긴 미세 균열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각진 모서리와 표면 흠집도 응력을 모으므로, 둥글고 천천히 얼린 투명 얼음과 불투명한 가정용 얼음은 같은 온도에서도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틀에서 나온 비슷한 두 얼음도 하나는 조용히 녹고 다른 하나는 큰 소리를 내며 갈라질 수 있다.

금이 시작되면 저장되어 있던 탄성 에너지가 새 균열 표면을 만드는 데 쓰인다. 균열 끝에서는 응력이 더욱 커지므로 선이 가지를 치며 매우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그 순간의 진동이 액체와 유리잔을 통해 전달되어 ‘딱’ 하는 소리로 들린다. 소리가 났다고 반드시 조각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금은 내부를 가로질러도 남은 부분이 연결되어 있을 수 있으며, 이후에는 녹으면서 경계가 흐려진다.

열충격이 얼음을 깨뜨린다는 설명은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1961년 캐나다 국가연구위원회의 L. W. 골드는 얼음판에 급격한 온도 변화를 주어 생기는 균열을 보고했고, 이후 연구는 차갑게 만든 얼음 구와 판의 일부 표면을 물로 빠르게 데웠다. 균열 여부가 초기 온도와 데워진 면적, 시편 형상에 크게 달라졌다는 결과는 단순한 물의 충격보다 온도 구배와 열탄성 응력이 핵심임을 보여 준다.

따뜻한 음료일수록 언제나 더 극적으로 깨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체로 얼음과 액체의 온도 차가 클수록 더 가파른 구배가 생길 가능성이 크지만, 아주 따뜻한 액체는 표면을 빠르게 녹여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고 응력을 일부 완화할 수도 있다. 액체가 휘저어지면 표면의 따뜻해진 물막이 걷혀 열전달이 빨라지고,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진 경계층이 잠시 완충 역할을 한다. 얼음의 크기, 투명도, 결정 방향, 내부 기포, 냉동 속도와 음료의 흐름까지 결과를 바꾼다. 따라서 한 번의 부엌 실험으로 정확한 임계 온도를 정할 수 없다.

이 현상은 음료가 틈 속으로 들어가 다시 얼어서 얼음을 쪼개는 과정도 아니다. 그런 동결 쐐기 작용은 바위 틈처럼 물이 얼고 녹는 시간이 충분할 때 중요하지만, 잔 속에서는 얼음이 더 따뜻한 액체를 만나 전체적으로 녹는 방향으로 간다. 또한 얼음을 잔에 떨어뜨린 충격이 균열의 방아쇠가 될 수는 있어도, 가만히 넣은 얼음에서도 잠시 뒤 금이 가는 것은 열충격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결국 잔 속의 짧은 ‘딱’ 소리는 얼음 전체가 한꺼번에 따뜻해지지 못한다는 증거다. 표면에서 들어온 열이 중심에 도달하기 전에 서로 다른 열팽창이 구속되고, 그 응력이 가장 약한 결함을 찾아 균열로 풀린다. 냉동실에서 덜 차갑게 데워진 얼음이나 0°C에 가까운 물에서는 이 차이가 작아져 균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눈앞의 금 한 줄에는 열전달의 속도와 재료의 취성이 동시에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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