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냉동실 속 아이스크림이 시간이 지나며 얼음 알갱이처럼 거칠어지는 주된 이유는 작은 얼음 결정들이 그대로 보존되지 않고 더 큰 결정으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문을 여닫거나 꺼냈다 다시 넣을 때 온도가 조금만 오르내려도 일부 결정이 녹고, 이동한 물이 남은 결정에 다시 붙는다. 이 ‘재결정화’가 반복되면 처음에는 혀에 거의 느껴지지 않던 미세 결정의 수는 줄고 평균 크기는 커져, 부드러운 크림이 서걱거리는 얼음처럼 느껴진다.

아이스크림은 단순히 얼린 우유가 아니라 여러 구조가 동시에 얽힌 냉동 거품이다. 얼음 결정과 공기방울, 부분적으로 뭉친 지방방울이 있고, 그 사이는 설탕·단백질·염류·안정제가 녹아 있는 농축된 액상으로 채워진다. 설탕과 다른 용질이 어는점을 낮추므로 가정용 냉동실 온도에서도 물 전부가 고체가 되지는 않는다. 이 얼지 않은 액상은 떠먹을 수 있는 부드러움과 향미 전달에 필요하지만, 온도가 변할 때 물 분자가 결정 사이를 이동할 통로이기도 하다.

제조할 때는 혼합물을 차가운 벽에서 빠르게 얼리며 계속 긁고 휘저어 많은 결정핵을 만든다. 같은 양의 얼음이라도 큰 결정 몇 개보다 작은 결정이 아주 많이 있으면 혀가 각각을 구별하기 어려워 매끈하게 느낀다. 공장에서는 여기서 나온 반고체 아이스크림을 더 낮은 온도로 신속히 굳혀 미세구조를 고정한다. 천천히 얼리거나 굳히는 단계가 늦으면 기존 결정이 자랄 시간이 늘어나므로 처음부터 거친 제품이 될 수 있다.

보관 중 온도가 올라가면 작은 결정과 가장자리 일부가 먼저 녹아 얼지 않은 액상의 물이 늘어난다. 다시 차가워질 때 그 물이 새로운 작은 결정핵을 대량으로 만드는 대신 이미 남아 있는 큰 결정 표면에 붙기 쉽다. 작은 결정은 곡률이 크고 상대적으로 불안정해 사라지고 큰 결정이 자라는 이동 재결정화가 일어나며, 가까운 결정들이 맞닿아 한 덩어리가 되는 합체도 생긴다. 완전히 액체가 될 필요는 없다. 연구에서는 약 1°C 규모의 온도 진동도 결정 조대화를 의미 있게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사람은 결정이 충분히 커지기 전까지 이를 하나하나 느끼지 못한다. 연구마다 조성·측정법·감각 평가가 달라 경계값 하나로 고정할 수는 없지만, 흔히 지름 약 50~6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얼음 결정이 더 매끄러운 식감과 연결된다. 2015년 저장 연구에서는 같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52주 동안 서로 다른 온도에 두었을 때 영하 18°C 표본의 결정이 영하 30°C 이하 표본보다 더 크게 자랐다. 낮고 안정적인 온도는 액상 점도를 높이고 물 분자의 이동을 늦춰 재결정화를 억제한다.

거칠어지는 것은 얼음만의 변화도 아니다. 온도가 비교적 높거나 흔들리면 공기방울이 합쳐져 커지고, 지방과 단백질이 만든 골격도 약해져 녹는 방식과 밀도가 달라질 수 있다. 뚜껑을 자주 열어 수분이 빠져나간 표면에는 희고 건조한 층이나 별도의 서리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냉동 화상’과 내부 얼음 결정의 조대화는 함께 나타나기 쉽지만 같은 현상은 아니다. 전자는 주로 표면의 수분 손실과 승화·재부착에, 후자는 제품 안에서 얼음의 크기 분포가 변하는 데 초점이 있다.

또한 ‘모래 같은 식감’이 언제나 물의 얼음 때문인 것도 아니다. 유제품 혼합물에 유당이 많으면 얼면서 남은 액상이 진해지고, 찬물에 잘 녹지 않는 유당이 결정화할 수 있다. 유당 결정이 혀로 감지될 정도로 커지면 얼음의 차갑고 아삭한 거침과는 조금 다른 가루·모래 같은 결함을 만든다. 제조자는 유당 농도와 당 조합, 빠른 냉각, 점도를 조절하고 때로는 락타아제로 유당을 더 잘 녹는 포도당과 갈락토스로 나눠 이를 줄인다. 집에서 오래 둔 아이스크림의 거침을 외관만 보고 어느 결정인지 확정하기는 어렵다.

가정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냉동실 문 쪽보다 온도가 덜 흔들리는 안쪽에 두고, 먹을 양만 덜어낸 뒤 바로 돌려놓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넓고 얕게 녹였다 다시 얼리는 일을 피하고 뚜껑을 잘 닫아 공기와 수분 교환을 줄이면 표면 손상도 늦출 수 있다. 아주 단단한 통을 실온에 오래 두기보다 냉장실에서 잠깐 완만하게 데우거나 따뜻한 물에 적신 스쿱을 쓰는 편이 전체 제품의 열 충격을 줄인다. 한 번 크게 자란 얼음 결정은 가정용 냉동실에서 단순히 더 차갑게 둔다고 다시 작아지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의 크리미함은 지방 함량만이 아니라 크기가 통제된 얼음, 공기, 지방, 농축 액상이 이루는 미세구조의 결과다. 냉동실은 시간을 멈추는 상자가 아니며, 얼어 있는 동안에도 물 분자와 결정 경계는 천천히 재배열된다. 그래서 ‘녹지 않았으니 그대로’라는 생각과 달리 작은 온도 변화의 이력이 한 숟갈의 질감에 남는다. 부드러움을 지키는 핵심은 가장 낮은 숫자 하나보다 처음의 작은 결정들이 이동할 기회를 주지 않는 차갑고 안정적인 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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