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집에 들어오면 별생각 없이 열쇠를 같은 그릇에 두거나, 양치 뒤 자동으로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습관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주 하는 행동 전부가 아니라, 특정한 맥락 단서에 의해 비교적 자동으로 시작되는 행동을 가리킬 때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선택했더라도,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단서와 반응의 연결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처음 배우는 행동은 대개 목표를 생각하며 합니다. ‘운동하면 기분이 좋아질 것’처럼 결과를 따져 보고 행동을 고릅니다. 하지만 장소, 시간, 앞선 행동이 안정적으로 반복되고, 그 뒤에 보상이나 편안함이 따라오면 뇌는 그 맥락을 행동의 신호로 이용하기 쉬워집니다. 현관문, 커피 향, 알림음처럼 평범한 요소가 시작 버튼 구실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연구에서 습관은 목표 지향 행동과 완전히 같은 것이 아닙니다. 목표 지향 행동은 결과의 가치가 달라지면 쉽게 조정되지만, 잘 굳은 습관은 결과를 새로 생각하기 전에 단서에 의해 먼저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습관은 시간을 아껴 주는 동시에, 환경이 바뀌면 원치 않는 방식으로 계속될 수 있습니다. 반복 횟수만으로 자동성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저핵과 대뇌피질을 잇는 회로는 기술 학습과 습관성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되지만, 습관이 뇌의 한 부위에 저장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자동성은 분산된 신경망, 행동의 종류, 연습의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떤 행동은 오래 반복해도 매번 의식적 결정을 필요로 하고, 다른 행동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특정 상황과 단단히 연결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거나 바꾸려 할 때에는 의지력만 탓하기보다 단서를 설계하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예를 들어 물병을 책상 위에 두고, 점심 뒤 산책처럼 이미 있는 일과에 작은 행동을 붙일 수 있습니다. 한 번 빼먹었다고 연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맥락에서 다시 시작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습관은 반복된 선택이 환경과 손잡을 때 더 자동적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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