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오늘날 프로그램의 오류를 뜻하는 단어로 널리 쓰이는 '버그'는 원래 벌레를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이 용어가 컴퓨터 업계에서 자리 잡게 된 계기로 가장 유명한 일화는 1947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컴퓨터 과학자 그레이스 호퍼가 이끌던 팀이 하버드 마크 투라는 초기 컴퓨터를 점검하던 중, 기계 오작동의 원인을 찾다가 릴레이 회로 사이에 실제로 나방 한 마리가 끼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나방을 조심스럽게 제거한 뒤 실험 노트에 나방을 테이프로 붙여 보관하며 '실제 벌레가 발견된 최초의 사례'라는 메모를 남겼습니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등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버그'라는 표현 자체는 그 이전에도 기계 결함을 뜻하는 말로 토머스 에디슨이 사용한 기록이 남아있어 이 사건이 용어의 최초 기원은 아니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버드 마크 투에서 발견된 진짜 나방 사건은 '디버깅'이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상징적인 일화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