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추운 날 입김이 하얗게 보이는 것은 따뜻하고 습한 날숨이 차가운 바깥 공기와 섞이며 이슬점 아래로 식어, 보이지 않던 수증기 일부가 아주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 입자들이 빛을 여러 방향으로 흩뜨리면 짧은 순간 작은 안개처럼 눈에 들어온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흰 입김은 수증기 자체가 아니라 수증기가 응결하거나 얼어 생긴 입자다.

들이마신 공기는 코와 기도, 폐를 지나며 몸의 열을 받고 수분을 얻는다. 폐 깊은 곳에 도달한 공기는 체온에 가까워지고 수증기가 풍부해진다. 이 공기가 입이나 코 밖으로 나올 때 처음에는 주변 겨울 공기보다 따뜻하고 습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물 분자가 많이 실린 작은 공기 덩어리가 몸 밖에서 급격한 냉각을 시작하는 셈이다.

공기가 품은 수증기의 실제 양이 같아도 온도가 낮아지면 포화에 더 가까워진다. 이슬점은 현재 수증기량을 유지한 채 공기를 식힐 때 응결이 시작되는 온도다. 날숨과 찬 공기가 섞인 결과가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면 기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없는 수증기가 미세한 액체 방울로 모인다. 기온이 매우 낮으면 일부는 얼음 결정이 될 수 있지만, 흰 구름이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전부 얼었다고 볼 수는 없다.

물방울 하나는 너무 작아 맨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많은 방울이 모이면 들어온 빛을 반사하고 굴절하며 여러 방향으로 산란시킨다. 가시광선의 여러 색이 함께 흩어지기 때문에 덩어리 전체가 대체로 흰색이나 옅은 회색으로 보인다. 기상학적으로 안개와 박무가 작은 물방울이 공중에 떠 있는 현상인 것처럼, 입김도 사람 앞에서 잠깐 만들어지는 매우 작은 박무에 가깝다.

응결은 물 분자끼리 허공에서 곧바로 완벽한 방울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떠 있는 미세 입자나 작은 방울 표면에서 시작하기 쉽다. 공기 속 먼지와 소금 같은 에어로졸은 물 분자가 모일 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입김이 보이려면 오염된 공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날숨과 주변 공기가 섞이는 과정에는 이미 다양한 입자와 미세 방울이 있고, 충분히 높은 과포화가 생기면 새로운 방울도 만들어질 수 있다. 입자 수와 크기 분포가 달라지면 같은 수분량이라도 구름의 밝기와 지속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입김의 농도만으로 날숨의 수분량을 정확히 잴 수는 없다.

흰 입김을 이산화탄소나 연기로 보는 설명은 맞지 않는다. 이산화탄소는 보통 농도에서 무색 기체이고, 정상적인 숨에는 연소에서 나온 그을음 입자가 없다. 날숨에는 이산화탄소도 들어 있지만 흰색을 만드는 주역은 응결한 물이다. 뜨거운 주전자 위의 흰 김도 같은 구분이 필요하다. 주둥이에 아주 가까운 투명한 부분은 수증기이고, 조금 떨어진 곳의 흰 구름은 식으며 생긴 물방울이다.

입김이 보이기 시작하는 기온에는 하나의 고정된 경계가 없다. 바깥 공기의 온도와 습도, 날숨의 온도와 수분량, 바람이 섞는 속도가 함께 결과를 정한다. 주변 공기가 이미 습하면 포화에 도달하기 쉬워 비교적 덜 추운 날에도 보일 수 있다. 매우 건조한 공기는 날숨을 빠르게 희석하므로 기온이 낮아도 구름이 작고 짧게 나타날 수 있다. 사람마다 호흡량과 내쉬는 방식이 달라 모양도 달라진다.

입김 구름이 금세 사라지는 것은 물이 없어져서만이 아니라 방울이 주변 공기 속으로 퍼지고 다시 증발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날숨은 올라가고 주위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파고들어 혼합이 계속된다. 혼합된 공기의 상대습도가 내려가면 작은 방울은 다시 보이지 않는 수증기로 돌아간다. 바람이 강하면 이 과정이 빨라져 구름이 길게 흩어지거나 거의 보이지 않지만, 잔잔한 날에는 얼굴 앞에 더 조밀하게 머무를 수 있다.

아주 추운 환경에서는 입김이 수염이나 목도리, 안경 같은 차가운 표면에 닿아 서리로 남기도 한다. 공중의 미세 방울이나 수증기가 표면에서 얼고, 숨을 거듭 내쉴수록 얼음이 쌓이는 것이다. 이는 공중에 떠 있다가 사라지는 흰 입김과 같은 수분에서 출발하지만, 표면에 붙어 고체로 남는다는 점이 다르다. 반대로 따뜻한 실내에서 입김이 보이지 않아도 사람은 여전히 많은 수증기를 내쉰다.

겨울의 흰 입김은 몸에서 나온 기체가 원래 흰색이라는 표시가 아니다. 따뜻하고 습한 날숨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 이슬점을 통과하고, 생겨난 작은 물방울과 때로는 얼음 결정이 빛을 흩뜨리는 짧은 상변화다. 온도와 습도, 바람이 달라질 때 같은 숨이 보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이유도 이 순서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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