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얼음이 물에 뜨는 직접적인 이유는 같은 부피를 비교했을 때 얼음이 액체 물보다 가볍기 때문입니다. 물체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을 밀도라고 하는데, 보통의 얼음은 액체 물보다 밀도가 약 9퍼센트 낮습니다. 따라서 얼음을 물에 넣으면 얼음이 밀어낸 물의 무게가 얼음 자체의 무게와 같아지는 지점에서 떠 있게 됩니다.

이 차이는 물 분자의 모양과 서로 끌어당기는 방식에서 생깁니다. 물 분자는 산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둘로 이루어지며, 이웃 분자 사이에는 수소 결합이라는 인력이 작용합니다. 액체 상태에서는 결합이 계속 생겼다가 끊어지므로 분자들이 움직이며 비교적 촘촘하게 모일 수 있습니다.

물이 얼면 분자의 움직임이 줄고 수소 결합이 분자들을 규칙적인 결정 격자로 정렬합니다. 보통 대기압에서 만들어지는 얼음의 열린 육각형 구조에는 빈 공간이 비교적 많이 남습니다. 같은 수의 물 분자가 액체일 때보다 더 큰 부피를 차지하므로, 물은 얼면서 약 9퍼센트 팽창하고 밀도는 낮아집니다.

얼음 조각이 전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얼음의 밀도가 액체 물의 약 90퍼센트이므로 담수에서는 대략 10퍼센트만 수면 위에 보이고 나머지는 물속에 잠깁니다. 빙산의 대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이 밀도 차이에서 나옵니다. 다만 얼음 속 공기와 불순물, 주변 물의 염분에 따라 정확한 비율은 달라집니다.

물은 식어 갈수록 무조건 조밀해지는 흔한 액체와도 조금 다릅니다. 액체 물은 약 4도에서 가장 조밀하고, 그보다 더 차가워지면 얼기 전부터 다시 조금 팽창합니다. 겨울의 호수에서는 4도에 가까운 물이 아래로 가라앉고 더 차가운 물이 위에 남아, 결국 표면부터 얼기 쉬운 층이 만들어집니다.

표면의 얼음은 아래의 물보다 열을 잘 전달하지 않는 덮개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호수 전체가 곧바로 바닥까지 어는 것을 늦추고 물속 생물이 액체 상태의 공간에서 겨울을 날 수 있게 합니다. 얼음이 뜬다는 성질 하나가 계절에 따른 호수의 층 구조와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는 셈입니다.

모든 형태의 얼음이 모든 물에서 반드시 뜨는 것은 아닙니다. 소금이 녹은 바닷물은 담수보다 밀도가 높고 어는점도 낮으며, 중수로 만든 특수한 얼음은 보통 물보다 무거워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얼음이 뜨는 핵심은 물이라는 성분 자체가 아니라, 보통 얼음의 열린 결정 구조가 액체 물보다 낮은 밀도를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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